일본 궁내청(宮內廳·왕실 담당 행정기관)에 그동안 알려졌던 조선왕실의궤(朝鮮王室儀軌) 등 이외에도 두 종류의 조선왕실 중요 문서들이 더 소장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정부는 불법 유출된 이들 조선왕실 중요 문서의 반환 요청을 추진하고 있다.

문화재청(청장 이건무)은 31일 "지난해 해외에 유출된 우리 문화재를 정밀조사한 결과, 일본 궁내청에 조선왕실의궤 76종 154책 등 조선총독부가 기증한 79종 269책 외에도 한말 왕실 도서인 '제실도서(帝室圖書)' 가운데 유교 경전과 의학·군사 서적 38종 375책, 역대 국왕이 교양을 쌓기 위해 받던 강의인 '경연(經筵)'에 사용된 서적 3종 17책이 보관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제실도서' 도장이 찍혀 있는 서적은 '주역전의대전(周易傳義大全)' '가례(家禮)' 등 유교서와 '당서(唐書)' 등 역사서, '손자대문(孫子大文)' '역대장감박의(歷代將鑑博議)' 등 군사서, '신편의학정전(新編醫學正傳)' 등 의학서 등이 망라돼 있다. '경연' 도장이 있는 서적 중 '통전(通典)'은 고려왕실에서도 소장했던 것임을 알려주는 기록이 남아있다.

일본 궁내청의 한국 문화재 실태를 조사했던 박상국 한국문화유산연구원장은 "조선왕실의궤 등은 1922년 조선총독부의 기증 형식으로 반출됐으며, '제실도서'와 '경연' 소장본은 유출 경위가 확실하지는 않지만 개인 소장인이 찍혀 있는 것으로 보아 총독부 관리들이 빼돌렸다가 기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홍동 문화재청 국제교류과장은 "올해 한·일병합 100주년을 맞아 외교부와 공조해 조선왕실의궤를 포함해 불법 유출된 이들 도서를 모두 환수하려고 일본 정부에 요청할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일본 아사히(朝日) 신문은 31일 '조선왕조 장서, 궁내청에 존재-새로이 확인'이라는 제목으로 이 같은 사실을 보도했다. 아사히 신문은 "궁내청이 보관 중인 조선왕실의 도서는 조선 건국 초기의 자료, 한국에서 보물로 지정돼 있는 의학서와 같은 종류의 것 등이 포함돼 있다"며 "한국에서 조선왕실의궤에 이어 반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한국 국회는 2006년 12월 일본 궁내청의 조선왕실의궤 반환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고, 2008년 4월 한·일 외무장관 회담에서도 반환을 요청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