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드 조각상' 오지호는 외모 때문에 연기가 저평가받은 연기자 중 하나였다. 한때 사극 컴플렉스 때문에 '무릎팍도사'에게 고민 상담을 하기도 했고, 상대 여주인공만 띄워주는 '퀸 메이커'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런 아쉬움을 오지호가 데뷔 12년만에 원없이 풀고 있다.

KBS 2TV 수목드라마 '추노'에서 그는 조선 최고의 명장 송태하로, KBS 2TV '천하무적 야구단'에서는 망가짐을 마다 않는 예능의 핵으로 제구실을 하고 있다. '추노' 때문에 길게 기른 머리카락과 수염이 드라마에서는 카리스마, 예능에서는 코믹함으로 시청자의 호감을 사고 있다. 28일 '천하무적 야구단'의 사이판 전지훈련에서 돌아와 전남 화순에 위치한 드라마 촬영장으로 복귀한 그의 얼굴에서 피곤함은 찾아 볼 수 없었다.


▶ 잘생겨 보이려는 욕심? 나를 버렸다!

시청률 30% 대박을 축하하자 그는 "40%까지도 가지 않겠냐"며 환히 웃었다.

"몸이 힘들어야 정상인데, 진짜 힘든 줄 모르겠다. 시청률이 30%를 넘어섰다는 이야기에 뛸듯 기뻤다. 솔직히 촬영 전에는 '아이리스' 때문에 (비교가 될까봐)걱정을 많이 했는데, 좋은 반응을 얻고 나니 앞으로가 더욱 부담스럽더라. 액션이야 몸으로 연습하면 되지만, 사극 톤은 아직도 자신이 없다. 감독님이 연기할 때 앞에서 OK인지 NG인지 사인을 주신다.(웃음)"

전라도 목포가 고향인 그는 사투리 억양이 다소 남아 있었지만, 이번 만큼은 달랐다. 멋있어 보이려는 분장도 포기했고 산 뱀의 껍질을 까뒤집고 먹는 장면도 대역이나 불만 없이 묵묵히 연기했다.

"솔직히 카메라 앞에서 멋있어 보이고픈 욕심이 왜 없겠나? 송태하에 몰입하다 보니 땀범벅이 돼 얼굴과 옷이 더러워진 줄도 모르고 가는 거다. 뱀을 뜯어먹는 신에서는 진짜로 소름이 쫙 끼쳤다. 독이 없다고 해서 먹긴 했는데, 뱀 특유의 느낌이 들어서 아직도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

▶ 언년이와의 러브라인? 일편단심 송태하답게 흘러가길

대길(장혁)과의 대결신, 언년이와의 러브라인이 갈수록 흥미진진해 지는데 이에 대해 그는 "일편단심 송태하의 마음 그대로 따라가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원손마마를 향한 의리와 약속을 위해 송태하는 달려갔다. 언년이에게도 '더 이상의 인연은 만들지 않겠다'는 말로 가족에 대한 일편단심을 드러낸 적이 있다. 남자가 봐도 정말 멋있다. 하지만 '만약 다시 한번 인연을 만든다면 끝까지 지켜주고 싶다'고 말도 했으니, 연년이와 사랑이 맺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모르겠다. 슬픈 사랑이 될 것 같다."

연예인 야구단의 열혈 일원이자, 모델 출신인 그는 마당발 인맥으로 유명하다. 그의 연기 변신과 성공에 주위에서는 벌써부터 축하가 쏟아진다.

"(조)연우 형님과 사적으로 무척 친한데, '네가 맡은 역할 중 가장 멋있다'고 치켜세워줬다. 절친 송종호도 '잘 됐다'며 응원해준다. 하지만 송종호가 동시간대 경쟁작인 SBS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에 나오고 있어, 미안하다. '추노'가 잘되면 좋지만, (송)종호를 생각하면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도 잘 됐으면 좋겠다. 또 조만간 '천하무적 야구단' 멤버들이 카메오로 나올 예정인데 아직 역할은 정해지지 않았다. 감독님이 2월 초, 세트 촬영 말고 아주 추운 저잣거리에서 떼거지로 나오게 했으면 좋겠다. 나 얼마나 고생하는지 알게, 하하."

이제 시청률 40%를 향해 달려가는 게, 그의 개인적인 목표이자 바람이다.

"드라마 촬영 초반, 대박 징조 꿈을 꿨다. 집 뒤뜰 장독대에 나갔는데, 된장 냄새가 너무 구수한 거다. 실한 된장을 한 주먹 퍼서 내 바지주머니에 집어넣었다. 그 꿈 덕분인지 드라마가 잘 됐다. 올해 영화를 생각하고 있는데, '추노' 만큼 대박터진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