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어도 즐거워요." 호주에서 전지훈련 중인 수영스타 박태환(21)의 말이다. 박태환은 수영 대표팀 노민상 감독, 동료이자 훈련 파트너인 강용환(25), 트레이너 두명과 지난 16일 호주 브리즈번으로 건너가 세인트피터스웨스턴 클럽에서 마이클 볼 감독의 지도를 받고 있다. 볼 감독은 대한수영연맹 특별강화위원회가 박태환의 기술향상을 위해 지난달 초 선임한 '과외 선생님'이다.

박태환이 겪은 훈련 강도는 처음부터 예상보다 높았다. 호주 대표팀 코치를 지낸 볼 감독은 "일주일 동안 박태환의 기본적인 몸 상태를 살피겠다"면서 하루에 1만4000m 정도를 요구했다. 거리 자체는 한국의 태릉선수촌에서 연습할 때와 별 차이가 없는데, 더 빠르게 헤엄쳐야 하는 프로그램이라 운동량이 만만치 않았다.

박태환은 매일 새벽 5시에 하루를 연다. 콘도형 숙소에서 차로 10분쯤 떨어진 클럽의 수영장으로 이동해 스트레칭을 하고, 물에 들어가 두 시간 반쯤 물살을 가른다. 오전 8시쯤 근처 카페에서 서양식 아침을 먹고, 숙소로 돌아와 마사지를 받으며 몸을 풀어준다. 잠시 눈을 붙이고 일어나면 한식당으로 가서 점심을 먹고 숙소 근처 피트니스 센터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오후 수영은 5시부터 두 시간 반쯤 이어진다.

박태환(점선 안)을 비롯한 선수들이 훈련 도중 잠시 쉬는 사이, 볼 감독(맨 왼쪽)은 스톱워치를 보며 다음 훈련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호주 브리즈번은 1년 내내 야외에서 수영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9개의 레인을 갖춘 클럽 야외 수영장엔 호주 남자 국가대표인 켄릭 몽크 등 전문 선수들만 기량을 닦기 때문에 훈련에 집중하기에 좋다.

박태환과 동행한 노민상 감독은 볼 감독과 훈련 방향을 공유한다. 다음 달 15일 귀국할 때까지 일주일에 한 번씩 함께 미팅을 한다. 노 감독은 "볼이 '박태환의 폼이 아주 좋다. 스타트와 턴은 그리 나쁘지 않지만 고칠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볼 감독은 노 감독에게 "어떻게 박태환을 베이징 올림픽 챔피언(자유형 400m)으로 키웠는지 알고 싶다. 그동안의 자료를 줄 수 있느냐"는 요청도 했다고 한다. 노 감독은 "자료를 서로 주고받기로 했다. 볼 감독은 권위의식이 없고 나와 생각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박태환 역시 "새벽부터 훈련을 시작해 고되지만, 프로그램이 잘 맞는 것 같아 만족스럽다"면서 "옆 레인에서 경기하는 선수들 수준이 높다 보니 더 몰입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호주 대표선수 출신 몽크(22)와는 2008 베이징을 앞두고 시드니에서 함께 훈련한 적이 있어 낯이 익다.

박태환은 다음 달 11일 시드니로 가서 12일부터 뉴사우스웨일스 스테이트 오픈대회에 출전한다. 자유형 200m와 400m만 참가 신청을 할 예정이다. 노 감독은 "우린 부담 없이 뛰어보는 것이다. 박태환이 열심히 해 왔으니 기록이 괜찮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경기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이 치러진 올림픽 파크의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다. 박태환 일행은 현지에서 설을 지내고 귀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