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이 마침내 2011년 1월 시립(市立)박물관을 갖게 됩니다. 지금부터 꼭 1년 뒤입니다. '울산박물관'(가칭)은 선사·청동기 시대부터 근·현대까지 울산의 유물과 유적을 한 곳에 모아 보여주는 역사박물관입니다. 아울러 대한민국 근대화를 앞장 서 이끌어 온 '산업도시 울산'의 생생한 현장 기록들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울산박물관이 문을 열면 비로소 울산은 '박물관 하나 없는 도시'라는 불명예를 벗게 됩니다.

본지는 울산박물관이 울산시민의 뜨거운 관심과 성원 속에서 알차고 유익하며 재미있는 박물관이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연중기획 특집시리즈 '시민과 함께 만드는 울산박물관'을 마련합니다. 시리즈에는 본지와 함께 울산박물관추진단과 관련 분야 전문가 10여명이 필진으로 참여해 박물관 일반과 울산박물관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펼쳐낼 것입니다. 또한 '시민과 함께 만드는 울산박물관'의 진정한 의미를 살리기 위해 '울산박물관에 바란다'와 '나의 박물관 이야기'라는 독자참여코너도 함께 마련합니다.

이번 시리즈는 박물관 개관 준비단계에서부터 관련 전문가와 시민들이 함께 고민하고 토론해가며 바람직한 박물관의 모습을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한국 박물관사에도 의미있는 발자취를 남기게 될 것입니다. / 편집자 주

내년 1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인 울산박물관 조감도.
외부 골조공사가 거의 마무리돼 건물 윤곽이 드러난 울산박물관 공사 현장. 현재는 박물관의 핵심시설인 전시장 내부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벌써 절반은 지었어요. 내년 1월 완공은 무난합니다."

지난 22일 오전 10시쯤 울산박물관(가칭) 건설현장. 영하의 기온에 바람까지 매섭다. 유창렬(38) 공무과장의 입에서는 옅은 김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그는 "공정상 물이 필요한 골조공사는 작년 하반기에 대부분 마무리됐고, 지금은 내부 마감공사 중이어서 한겨울에도 작업 차질은 없다"고 말했다.

공사는 착공 1년 만인 현재 공정률 48%다. 한눈에 봐도 외부 골조는 이미 틀을 잡았다. 유 과장은 "가장 신경쓰고 있는 것은 박물관의 핵심시설인 전시장 내부 공사"라고 했다. "습도와 온도 조절 등 민감한 부분들이 많아서 살피고 또 살피며 진행 중"이라고 했다.

◆울산 최초의 시립박물관

울산박물관은 울산 남구 신정동 울산대공원 동문 안쪽 3만3058㎡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1만4408㎡ 규모로 짓고 있다. 작년 1월 2일 착공했고 2년 만인 내년 1월 준공 예정이다. 착공 1년이 지났고, 남은 기간도 꼭 1년이다. 건립사업비는 총 460억원이고, ㈜울산박물관(주관사 ㈜한화건설)이 임대형 민자사업(BTL)으로 맡았다. 우선 민간 자본을 투입해 박물관을 건립한 뒤 20년 동안 분할해 공사비를 상환하는 방식이다. 울산박물관은 이를 위해 입장료 수입과 편의시설 임대 수익 등으로 투자비를 갚아 나갈 계획이다.

울산박물관의 핵심 시설은 ▲역사관 ▲산업사 1·2관 ▲어린이박물관 ▲기획전시실 등으로 구성된다. 역사관은 선사유적인 반구대암각화에서부터 공업화 시작 전까지 울산의 전 역사를 다룬다. 산업사관은 1962년 울산공업특구지정부터 지금까지 울산의 산업사를 시기별로 보여준다. 어린이관은 즐겁게 역사를 배울 수 있도록 배가 뜨는 원리, 자동차가 나가는 원리 등 체험 위주의 교육장으로 꾸민다.

특히 기획전시실은 당초 계획보다 면적을 배로 늘리는 등 심혈을 기울여 준비중이다. 다양한 기획·특별 전시를 유치하기 위해서다. 이 밖에 유물을 보관할 대형 수장고와 유물 보존처리실, 세미나실, 학예연구실, 교육시설 등과 레스토랑을 비롯한 다양한 관람객 편의시설도 갖춘다.

◆전시 유물은 얼마나 확보했나

그동안 울산에서 발굴된 유물 6만 여점 가운데 4만점 가까이가 국립중앙박물관·김해박물관·경주국립박물관·창원대박물관 등 전국 25개 기관에 분산·보관돼 있다. 전체 출토 유물의 60%가 넘는 비율이다.

국내에서 출토된 유물은 장소가 어디든 상관없이 국가 귀속이 원칙이다. 그 유물들은 항온항습 시스템이 갖춰진 수장고를 비롯해 유물을 보존·연구·관리할 수 있는 전문 학예사 등을 갖춘 전문 박물관으로 보내진다. 해당 유물을 발굴한 기관이 그러한 조건을 갖췄다면 그곳으로 보내고, 그렇지 못하면 관련 국립박물관 등으로 보내진다. 안타깝게도 그동안 울산에 출토된 유물의 절반 이상이 외지에 보관돼 있는 것은 울산에 제대로 된 박물관이 없었기 때문이다.

울산시는 시립박물관 전시유물을 확보하기 위해 2007년부터 4개년 계획을 세우고 동분서주해왔다. 2008년 8월에는 울산의 발굴 유적과 출토 유물을 총망라한 '울산의 유적과 유물'이라는 400여쪽짜리 도록(圖錄)도 발간했다. 하지만 이미 소장 박물관과 기관들이 연구와 보존·전시에 활용하고 있는 유물들을 쉽사리 되돌려받기란 만만한 일이 아니다. 이 때문에 우선 기획전시 계획에 맞는 유물을 선별해 소장 기관으로부터 대여받는 형식으로 순환전시를 할 예정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완전이관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울산박물관추진단은 이와 별도로 울산시민들을 대상으로 유물 기증운동과 유물 구매에 나서 지금까지 총 4차례에 걸쳐 788건 2543점을 확보했다. 구입이 332건 1830점, 기증이 456건 713점이다. 이 유물들은 전시·연구 및 교육 자료로 활용된다. 박물관추진단 신형석 학예사는 "올해도 계속해서 전시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유물을 구입할 계획"이라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차별화된 박물관 네트워크 구축

울산박물관추진단 김우림 단장은 "울산박물관의 목표는 시민과 함께 만드는 복합문화공간"이라고 했다. "단순한 유물 전시기능에서 한단계 더 나아가 울산의 역사와 미래에 대해 교육하고 연구하면서 시민들의 문화공간 역할도 하겠다"는 것이다.

울산박물관추진단은 이를 위해 내년에 울산박물관이 문을 열면 기존의 소규모 박물관들을 분관처럼 아우르는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고래박물관과 암각화전시관 등은 나름대로 특성화된 박물관이어서 본관과 분관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차별화된 박물관 네트워크 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앞서 울산에는 불과 5년 전만 해도 울산대학교 박물관이 유일했다. 그나마도 규모가 큰 편이 아니어서 아쉬움이 많았다. 2005년 이후 고래박물관과 암각화전시관, 울산대곡박물관 등이 잇따라 문을 열었다. 2008년에는 신라충신 박제상 기념관도 개관했다.

김 단장은 "내년이면 울산도 본격적인 박물관 시대가 열리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