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김포공항~베이징 서우두(首都)공항' 노선이 열릴 예정인 가운데, 이 문제를 놓고 인천공항을 운영하는 인천공항공사와 김포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 사이에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도쿄(하네다)와 홍차오(상하이), 간사이(오사카) 노선을 운항하고 있는 김포공항은 김포~베이징 노선을 최대한 확보해 한·중·일 삼각 셔틀 노선(근거리 대도시를 왕복하는 노선)의 중심 역할을 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 김포공항은 3개 도시에 36회 운항하며 국내 국제선 취항노선의 약 35%를 점유하고 있다.

신종균 한국공항공사 홍보실장은 "김포공항은 서울 도심에서 30분이면 도착하는 지리적인 이점이 있다"며 "인천공항은 허브공항으로 성장하고 김포공항은 비즈 포트(Biz-Port·비즈니스 공항)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국가 경쟁력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한국공항공사가 국제선의 비중을 늘리려는 배경에는 고질적인 적자행진으로 '혈세 먹는 하마'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지방공항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11개 지방공항의 적자는 약 531억원에 달한다. 공사 관계자는 "국제선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김포·김해·제주공항 등 3개 공항의 흑자(약 1500억원)로 나머지 공항의 적자를 메우고 있는 실정"이라며 "국제선을 운영하지 않으면 이익을 내기 힘든 구조"라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는 김포공항의 국제선 확장에 드러내놓고 반대하지는 못하지만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미 3개 도시의 국제선 취항 노선을 뺏기면서 매출에 지장을 받고 있는 데다 '국내선-김포', '국제선-인천'이라는 구도를 훼손할 수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일단 국제선 운항에 따른 파이(이익)를 나눠야 하기 때문에 정부 결정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항공사들은 김포공항의 국제선 신설을 반기는 분위기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비즈니스 목적으로 외국을 가는 승객들은 접근성이 좋은 김포공항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며 "항공업계에서 김포공항 국제선 증설을 반대하는 곳은 인천공항공사밖에 없다"고 했다. 국토부 김상도 국제항공과장은 "김포~베이징 노선이 운항되더라도 인천~베이징 노선을 줄이지는 않을 방침"이라며 "인천은 동북아 허브공항으로, 김포공항은 비즈니스공항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중 양국은 지난해 1월 김포~베이징 노선 신설에 원칙적인 합의를 하고 현재 운항 횟수 등 구체적인 실무 협의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