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하시는 데 뭐 불편하신 건 없으세요?"

지난해 12월 18일 안양시청, 불우이웃돕기 성금 5000만원을 전달하러 온 ㈜오쿠의 사장 김영우(61)씨에게 이필운(55) 안양시장이 물었다. "저희가 기업 부지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좀 있는데요…" 한참을 망설인 김 사장이 말 끝을 흐리며 대답했다. 홍삼 중탕기 제조업체 ㈜오쿠는 작년 신종플루 특수로 매출이 지난 2008년의 200여억에서 600여억으로 늘었다. 매출이 3배 가까이 증가했는데도 설비는 그대로여서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아, 그러세요? 그럼 저희 기업 SOS팀에 애로사항 접수를 하세요. 해결해 드릴 겁니다."

㈜오쿠의 애로사항은 지난해 12월 23일 시청에 접수되었다. 기업 SOS팀 직원 4명은 그날부터 하루종일 안양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부지를 물색했다. 하루에도 10군데가 넘는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찾았다. 그러던 중 동안구 호계2동에 있는 신축 5층 건물을 발견했다. 그 건물에 입주예정이었던 내비게이션 업체는 경영 악화로 인한 자금난을 겪고 있었다. SOS팀에서는 거래하기에 적합한 대상이라 여기고 계약을 추진했다. SOS팀이 부지물색 작업을 시작한지 10일째 되는 날인 지난해 12월 31일 ㈜오쿠는 새 보금자리를 얻었다.

김 사장은 "그동안 판매본부는 안양에 있는데 공장은 시흥에 있어서 기업 운영도 불편했고 직원들의 불만도 있었다"며 "주문업무가 늘어나 부지를 구할 사람과 시간이 부족했는데 SOS팀원들이 열심히 발품을 팔아준 덕택에 좋은 곳으로 들어올 수 있게 돼 고맙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안양시 기업SOS팀원들이 동안구 호계동의‘안양 IT밸리’에 입주한 기업을 방문해 입주관련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직원 4명이 3360건의 애로사항 해결

안양시는 지난 2008년 1월부터 맞춤형 '기업SOS지원시스템'을 구축하고 현장방문을 통한 기업애로 해결에 나섰다. 시는 수출지원, 공장설립, 주변 인프라, 자금, 인력교육 등 8대 분야에 역량을 집중했다. 우선 기업에서 애로사항을 접수하면 내용을 파악해 관련 부서와 원스톱처리 회의를 열었다. 회의를 통해 해결되는 문제는 바로 처리하고, 그렇지 않은 애로사항에 대해서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다. 규제완화나 법령과 관련된 애로사항의 경우, 지식경제부나 국토해양부 등에 관련 문서를 보내 답변을 받았다. 팀에서는 그 결과를 직접 해당 기업에 알리는 방식으로 사후관리를 해주었다.

그 결과 지난해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총 3358건의 기업애로사항을 처리했다. 지역 전체 등록업체가 1217개인 점을 감안하면, 1개 업체당 2건 이상의 애로를 처리해준 셈이다. 기업 SOS팀원 정기열(47)씨는 "4명의 직원으로 3000건이 넘는 애로사항을 처리하느라 일년 내내 야근한 것 같다"며 "하지만 애로사항 처리가 잘 됐을 때 해당기업으로부터 '고맙다'는 말을 들을 때면 긍지를 갖게됐다"고 말했다.

매출 2배 신장, 베스트중소기업 선정

안양시 지역 기업의 60%가 IT 등 첨단산업 분야다. 시는 이들 기업의 애로 해결에 초점을 맞췄다. 기업부지 확보를 위해 총 300억원의 아파트형 공장 건설자금을 지원하고 입주할만한 곳을 찾아 기업과 연결해주었다. 이에 지난해 2월 분양한 '안양IT밸리'가 10개월만에 100% 분양이 완료되었고, '대륭테크노타운'은 지난해 10월 분양공고 후 이달 현재 분양률 100%를 기록했다. 시는 올해에는 규모를 확대하여 420억원의 건설자금을 지원하는 등 부지확보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또 판매처 확보와 생산 자금 지원에도 힘썼다. 기업에서 자금난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면 SOS팀에서는 기업 실사에 들어갔다. 재무제표와 경영상태를 면밀히 따진 뒤 지원을 결정했다. 시는 작년 한해 동안 지역 업체에 육성자금 926억9000만원을 지원했다.

판매처 확보를 위해서는 기업 홍보에 신경을 썼다. 국내·외 전시회마다 안양관을 열고, 이곳에 기업 부스를 열 경우 설치비와 부스 운영경비를 50% 지원했다. 이같은 지원에 힘입어 디지털체온계 전문회사인 휴비딕(대표 신재호)은 일본, 베트남 등 해외주문량 쇄도로 월평균 2만개이상 수출로 매출액이 작년대비 2배 이상 증가한 90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특히 산업용 레이저 마킹머신, 반도체부품 제조업체인 이오테크닉스(대표 성규동)는 한해 매출 8400만달러를 기록하여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아시아 200대 베스트중소기업'으로 선정됐다. 올해에는 1000억원의 육성자금을 마련해 유망 중소기업에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정월애(53) 안양시 경제산업과장은 "기업설립과 자금지원, 판로개척 그리고 기술인증 등에서 기업과의 파트너 십을 보다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라며 "앞으로도 현장을 찾아다니면서 지역기업들의 활동을 최대한 지원해 안양시가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거듭나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