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서울 세종로 네거리를 비롯한 도심 정체지역에서 경찰이 스티커를 차에 붙여주며 캠페인을 벌였다. '꼬리물기 노(No)! 나도 너도 못 갑니다.' 2월 1일부터 두 달 동안 전국 상습 정체 교차로 396곳에서 꼬리물기로 소통을 가로막는 차를 캠코더로 찍어 범칙금을 물리는 데 앞선 홍보작업이다. 경찰은 "오는 11월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교차로 교통질서를 확실히 바로잡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이 '꼬리 끊기'에 나선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오래전 1991년에 당시 치안본부가 교차로 통행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하겠다며 집중단속을 했다. 출퇴근 시간에 사진을 찍어 증거를 확보한 뒤 1만5000원의 범칙금을 물리겠다고 했다. 2007년에도 대대적 단속을 벌여 6월 한 달만 5만9140건이 적발됐다. 그러나 그때뿐이다.
▶제인 오스틴은 소설 '맨스필드 파크'에서 "기다릴 때 사람들은 시간에 대해 제대로 판단할 수 없다. 그래서 30초가 5분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선진국은 교차로 신호 주기를 60~120초로 하지만 우리는 180초가 넘는 곳이 적지 않다. 3분 넘게 기다리다 보면 인내심은 바닥나고, 결국 꼬리물기의 빌미가 된다는 주장도 일리는 있다.
▶2007년 경찰청 설문조사에서 92.5%가 "교차로 꼬리물기 집중단속에 찬성한다"고 했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 31개 도시, 83개 교차로를 조사했더니 정지선을 지키지 않는 운전자가 27.8%나 됐다. 꼬리물기가 나쁘다는 건 알면서도 운전대를 잡으면 참지 못하는 것이다. 지난 4일 서울 폭설 때 온 도시가 마비된 큰 원인이 꼬리물기였다. 교차로마다 차량들이 뒤엉켜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미국에선 꼬리물기로 적발되면 최고 500달러 범칙금과 함께 교육비 100달러를 내고 별도 교육까지 받아야 한다. 죄질이 가장 나쁜 교통위반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우리 범칙금은 승합차 5만원, 승용차 4만원, 이륜차 3만원이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정체가 심한 교차로에서 '꼬리 끊기'를 하면 차량 연료비가 11% 줄고 주행속도가 25%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집중단속이 두 달에만 그쳐서는 또 헛수고다. 교차로 교통정리를 하는 경찰이 꼬리물기를 보고도 못 본 척해서야 어느 운전자가 법규를 지키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