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이 청년을 단지 재즈 뮤지션이라고 일컫는 건 무책임하다. 제이미 컬럼(Jamie Cullum). 신인으로서 100만 달러의 계약금을 받고 유니버설 레코드에 입성해 눈길을 모았던 그는 팝계와 록계에 즐비한 또래 어떤 뮤지션들보다 장르에 대한 탐구욕이 강하다. 굵고 거친 듯 하지만 세심한 배려를 뿜어내는 그의 음성은 재즈 이외의 음악과도 기묘하게 잘 맞아떨어진다. 아날로그적 감성이 물씬한 음악에 한해서 말이다.

그가 최근 발표한 새 앨범 ‘더 퍼쉿(The Pursuit)’은 재즈 가수 이상의 뮤지션으로 존재하고자 하는 그의 욕심이 고스란히 드러난 작품이다.

‘저스트 원 오브 도즈 씽즈(Just One of Those Things)’는 그의 뿌리를 보여주는 트랙. 스윙감이 넘쳐나는  빅밴드 스타일의 재즈를 듣기 좋게 풀어냈다. 하지만 ‘아임 올 오버 잇(I’m All Over It)‘부터 그의 욕망은 날개를 편다. 경쾌한 리듬의 피아노 연주로 시작하는 이 곡은 지난 해 나온 다양한 장르의 중간 템포 노래들 중 가장 매력적인 선율을 갖추고 있다.

’휠즈(Wheels)‘는 아날로그 악기로 요즘 팝계를 장악한 디지털 스타일의 음악에 도전한 작품. 일정한 피아노 선율을 ’루프‘ 형태로 반복하며 듣는 이를 젖어들게 만든다. 여성 팝스타 리아나의 노래를 미니멀한 방법론으로 재해석한 ’돈 스탑 더 뮤직(Don‘t Stop the Music)’은 그의 절묘한 강약조절이 빛나는 노래.

이번 앨범을 통해 다시 한번 증명되는 건, 그의 재능이 확대될수록 대중들과의 접점도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 자신의 음악적 욕심에 몰두하면서 동시에 사람들의 인정을 끌어내는 건 모든 뮤지션들이 꿈꾸지만 대부분 실패하고 마는 신기루다. 하지만 제이미 컬럼은 그 불가능한 꿈의 봉우리에 조금씩 다가서고 있다. 무대에서 종종 피아노를 때려 부수기도 하는 그의 파격적 박력은 이 앨범 재킷에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