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4일 올 한 해 국정 운영 방향을 담은 신년연설을 할 예정이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요약하면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성과를 내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이 강조해온 "선진국 기반 닦기"를 달성했다고 여겨질 만한 구체적 성과를 내고, 이를 통해 집권 3년차 레임덕(권력 누수)을 막는 효과도 함께 보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청와대가 3일 밝힌 연설문의 큰 방향은 "선진 일류국가의 초석을 다지는 한 해로 삼겠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를 위해 ▲선진화 개혁 박차 ▲친서민 중도실용 정책 유지 ▲글로벌 외교 강화 등 3대 국정 운영 기조를 제시할 예정이다. 앞의 2가지는 '국내용'이고, 나머지 하나는 '대외용'인 셈이다.
'선진화 개혁'은 그간 이 대통령이 강조해온 '국격(國格)' 높이기에 해당하는 부분인데, 국내 정치와 관련성이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선 (연설문에) 정치 개혁 관련 내용이 포함될 수 있다"고 했다. 선거제도·행정구역 개편 등 8·15 경축사에서 제시했던 과제를 올해도 흔들림 없이 추진해 성과를 내겠다는 뜻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개헌 필요성이 언급될 수도 있다. 야당이 "지방선거용"이라며 반발하고는 있지만, 사회 지도층 및 토착 비리 근절, 노사 관계 선진화 등 법·질서 바로 세우기도 이 분야 주요 이슈로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이 대통령이 향후 국정 운영 기반을 공고히 하는 데 필수적인 것이 경제 분야 성과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하반기에는 서민들이 경제회복 성과를 체감할 수 있게 하겠다"는 의지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 확대와 예산 조기집행 등을 통해 경제가 안정적인 성장 국면에 들어설 것이란 희망을 주겠다는 것이다. 이대로 될 경우 그는 '경제 위기 극복 대통령'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두 번째 '친서민 중도실용 유지'는 관련 정책이 이미 이 대통령의 핵심 브랜드로 인식돼 있다는 이유 외에 경제가 나아지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빈부 격차 확대, 사회 양극화에 대처한다는 실용적 의미도 있다.
세 번째 글로벌 외교 강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성숙한 세계국가로서의 책임과 기여"를 강조할 예정이다. 한·일 강제병합 100년, 6·25전쟁 발발 60주년 등을 맞아 폐허에서 일어나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룬 나라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G20 정상회의 개최 의미, 국제 원조 확대, 기후변화 대처 노력 등을 역설할 것으로 보인다.
정작 관심을 끄는 것은 국내용도 대외용도 아닌 '대북용' 메시지다. 이 대통령은 "기존의 유연하면서도 당당한 원칙을 지키되, 남북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겠다"는 구상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대화와 6자회담 재개 등을 전제로 한 남북 정상회담을 언급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신년 공동사설을 통해 관계 개선 의지를 밝힌 만큼 이 대통령이 정상회담 의제·시기·장소 등과 관련해 어떤 제안을 할지 주목된다.
한편 이 대통령은 3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전화통화를 갖고 "새해에는 기후변화 협상이 더 진전되도록 협력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2일에는 김영삼·전두환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에게 잇달아 전화를 걸어 새해 안부를 물었다. 김 대변인은 "대한민국이 선진일류국가가 될 수 있도록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말아 달라는 뜻으로 전화를 한 것"이라며 "소통과 화합의 행보로 봐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