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성별은 태어나면서 결정되며, 인공적 수술을 받지 않는 한 변하지 않는다는 생물학의 정설이 바뀔 것 같다.

영국 국립의학연구소(NIMR)와 유럽분자생물연구소(EMBL) 등 공동 연구팀이 암컷 쥐의 한 유전자가 평생 동안 난소가 정소가 되려는 성질을 억제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암컷 쥐의 난소에서 FoxL2라는 유전자를 껐더니(switch off), 난소가 남성호르몬을 생산하는 성숙된 정소로 변했다고 말했다. 유전자를 끄는 것은 유전자의 활성화를 막아 무력화시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난소에서 변한 정소는 정자를 생산하지는 못했다. FoxL2 유전자는 성(性)염색체가 아닌 상(常)염색체에 있다. 따라서 성별이 오직 X와 Y 염색체에 의해 결정된다는 지금까지의 정설과는 달리 또 다른 유전자가 성별 결정에 개입한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과학자들은 "성별이 전환된 쥐들은 거의 남성 쥐와 같은 수준의 테스토스테론(남성 호르몬)을 생산했고 이는 암컷 쥐의 100배에 해당하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이 발견은 성별이 영구적으로 고정된 상태가 아니며 다만 현 상태를 유지하려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영국 인디펜던트는 보도했다. 또 이를 통해 여성이 왜 폐경 후 얼굴에 수염이 나고 목소리가 굵어지는 등의 남성적 특징을 나타내는지에 대해서도 설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연구를 이끈 로빈 로벨 배지(Lovell-Badge) 박사는 "우리는 태어난 성별을 유지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 왔지만, 사실은 FoxL2라는 유전자가 여성이 남성이 되려는 성질을 막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인간에게서도 이 유전자를 제거하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면, 성전환 수술은 필요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전문지 '셀(Cell)' 최신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