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성 선배님 면회 가야하는데." 김범은 조인성의 중앙대 연극영화과 후배다. "형 친구들하고 친해서 같이 면회를 가려고 했는데 일때문에 못갔어요. 조만간 가봐야죠. 친구분들 통해 군대에서 잘 지낸다는 얘긴 듣고 있어요."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판타지 속에 살던 F4 시절

국내에선 '꽃보다 남자'의 열기가 식었지만 동남아에선 이제 시작이다. 해외 프로모션을 나가면 어김없이 '꽃남' 팬들이 따라붙는다. 김범은 '꽃보다 남자'가 종영한 뒤 곧바로 차기작에 들어갔다. '꽃남'의 후광을 좀 더 오래 지속시킬 수 있었지만 안주하지 않았다. "한 가지 모습에 안주하기 보다는 늘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주변에선 이른 감이 있다고 했지만 차기작을 바로 결정한 것도 그 이유고요. '꽃남'을 하는 동안 판타지 속에 산 기분이었어요. 제 직업이 배우인 만큼 이젠 환상에서 깨어나서 새로운 캐릭터로 살고 싶은 욕심이 있었고, 그래서 '비상'을 선택한 거죠."

 ▶하이킥은 재방 사수

김범이라는 이름이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건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이었다. 이소룡의 노란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나오는 그에게 시청자들은 '하숙범'이라는 별명을 붙여주며 애정을 표시했다. 현재 MBC에선 '거침없이 하이킥'의 시즌2인 '지붕뚫고 하이킥'을 방영 중이다. 이순재를 제외하면 출연진이 대폭 물갈이됐다.

"시즌2를 다들 함께 만들고 싶었어요. 현실적인 문제로 기존 출연진이 참여하지 못한 게 저희로서도 굉장히 아쉬운 일이에요. 그래도 이순재 선생님과 김병욱 감독님이 기존의 하이킥과는 또다른 느낌의 재미를 많이 주고 있으니, 저도 하이킥 팬의 한사람으로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재방송이라고 꼭 챙겨보죠."

특히 '지붕뚫고 하이킥'에선 '빵꾸똥꾸'를 외쳐대는 아역배우 진지희의 연기력에 박수를 보냈다.

"지희는 드라마 '에덴의 동쪽'에서도 함께 연기했는데 정말 연기를 잘해요. 울라고 하면 3.5초만에 눈물을 흘리는 친구죠. 나이는 어리지만 배울 점이 많은 연기자예요."

김범은 '지붕뚫고 하이킥'의 카메오 출연도 앞두고 있다. "이미 대본 작업은 끝났어요. (정)일우랑 같이 출연하고 싶었는데 아마 격주로 나가게 될 듯 하네요."

 ▶또다른 비상 꿈꾸는 김범

'하이킥' 이후 드라마 '에덴의 동쪽', '꽃보다 남자', '드림', 영화 '고사, 피의 중간고사', '비상'까지 최근 3년동안 강행군을 펼쳤다.

"'에덴의 동쪽'을 6개월 찍고 열흘도 안돼 '꽃보다 남자'에 들어갔어요. '꽃남'을 4달 정도 찍고 끝나자마자 일주일도 안돼 '비상'에 들어갔죠. '비상'은 세달이 채 안걸렸고 바로 '드림' 촬영을 했어요. 최근 3년동안 3일 이상을 연달아 쉬어 본 기억이 없네요."

김범은 배우가 된 이후 요즘 들어 부쩍 힘들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피로도 누적되고 정신적으로도 고갈된 느낌을 받는다"는 고백이다.

"제 일을 사랑하지만, 이렇게 일하다가는 배우로서 슬럼프에 빠지진 않을까 고민이 돼요. 다행히 최근 해외 프로모션도 있고 영국에 대한 문화 여행기를 책으로 내기 위해 영국도 다녀왔어요. 오랜만에 그동안의 작품과 제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 것 같아 다행이에요."

< 권영한 기자 champa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