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2만원 짜리 수표를 30억원 자기앞 수표로 변조해 은행을 감쪽같이 속인 뒤 돈을 챙겨 달아난 일당에게 실형을 선고됐다고 문화일보가 7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범행을 전체적으로 주도한 주범은 아직 붙잡히지 않은 상태다. 사기범들은 위변조된 거액의 수표를 한국은행에서 현금으로 바꿔 달아난 영화 ‘범죄의 재구성’을 완벽하게 모방 재현했다.

서울 남부지법 형사11부(한창훈 부장판사)는 2만원 짜리 자기앞 수표 용지에 수표번호와 금액을 변조하는 수법으로 은행에서 30억원을 바꿔 챙긴 수표위변조범 일당중 김모(46)씨와 정모(45)씨에게 각각 징역 4년에 벌금 5000만원과 징역 2년에 벌금 2500만원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김씨 일당이 수표위변조 범행을 저지른 것은 지난 2008년 1월. 김씨 등은 서울 동작구 사당동 A은행 지점 간부 정모(45)씨로부터 수표용지 5장을 건네받았다. 정씨는 은행기록에는 2만원권 자기앞 수표를 발행한 것처럼 허위로 기재하고 실제로는 아무 금액도 적혀있지 않은 ‘공수표 용지’를 김씨에게 건넸다. 2만원권 수표는 일반적으로 사용되지는 않지만 지방정부 회계금액을 맞추기 위해 가끔 발행되는 경우가 있다.

김씨 일당은 2만원권 수표용지에 실제로 발행된 15억원 짜리 자기앞 수표 번호를 바꿔치기했다. 이들은 수표번호를 알아내기 위해 재력가 박모(46)씨에게 접근해 “군사정권 당시 비자금 조성에 사용했던 비실명 구권 화폐를 사들이면 큰 이득을 볼 수 있다”며 “투자자금 확인을 위해 30억원 규모의 수표 복사본을 보여달라”고 속였다.

김씨 등은 전사형 프린터를 이용해 수표용지 2장에 박씨의 수표번호를 기입하고 금액란에 각각 15억원을 입력했다. 발행지점의 지점장 직인까지 날인해 ‘완벽한’ 변조수표를 만들어냈다. 김씨 일당은 같은 해 7월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의 A은행 지점에 이같은 변조수표 2장을 내밀었다.

은행창구 직원은 절차에 따라 수표발행번호를 확인하고 감식기로 진위여부를 확인했지만 변조수표를 가려내지 못했다. 김씨 일당은 1억원권 수표 28장과 5000만원권 수표 1장을 받고 나머지 1억5000만원은 계좌로 송금받아 유유히 사라졌다. 이들의 범죄행각은 뒤늦게 변조수표임을 알아챈 A은행의 신고로 발각됐다. 김씨와 정씨는 각각 지난 5월과 8월에 경찰에 붙잡혔다. 그러나 미검거된 주범은 아직까지 몇명인지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고 문화일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