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아무리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외쳐봐야 외국사람들은 알아듣지 못하잖아요? 그래서 외국어로 독도 노래를 만들었죠."

가수 서희(54·본명 서선택)씨가 최근 스페인어로 만든 독도 노래 'Sabes Dokdo?(독도를 아시나요?)'를 선보였다. 가요 '독도는 우리땅'으로 유명한 작곡가 박인호(53·본명 박문영)씨가 서씨를 위해 작사·작곡해준 노래다. 대구 스페인문화원에서 무료로 가사를 번역해줬다.

서씨가 외국어 독도 노래를 선보인 것은 일본어 가사가 들어간 '신(新) 독도는 우리땅'과 영어 독도 노래 'Do you know Dokdo?(독도를 아시나요?)'에 이어 세 번째다. 그는 "스페인어는 사용자 인구로 따져서 중국어·영어에 이어 세계 3위"라며 "영어 노래만으로는 독도를 알리기 부족해 스페인어로 불렀다"고 했다.

스페인어로 독도노래를 만든 서희씨는“내년에 뉴욕에서 LA까지 약 5000㎞를 자동차 로 일주하며, 현지인들에게 노래를 통해 독도가 우리 땅임을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TV 연예프로그램 MC 등으로 활동하던 서씨는 2005년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대항하는 의미로 '아 고구려'라는 앨범을 발표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교실에서 억지로 역사를 가르치는 것보다, 노래를 통해 자연스럽게 알려주고 싶었다"고 했다. 독도 노래를 만든 것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이 독도가 한국 땅인 건 알지만, 왜 한국 땅이냐고 물으면 선뜻 대답을 잘 못하더라고요."

평소에는 각종 행사에서 사회를 보거나 노래를 부르고, 스케줄이 없는 날이면 소형 승합차에 통기타를 싣고 전국 초등학교를 돌며 독도 교육을 한다. 학생들에게 독도 노래도 알려주고, 독도가 왜 우리 땅인지도 가르친다. 사재를 털어서 만든 역사 소책자도 무료로 나눠준다. 강의료는 없다.

"왜 돈도 되지 않는 일을 하느냐"고 물었더니 대뜸 이름 이야기를 꺼냈다. "고려시대 서희 장군이 저희 선조세요. 서희 장군은 말 한마디로 강동6주를 되찾는 뛰어난 외교술을 보여주셨잖아요. 저도 2000년에 이름을 '서희'로 바꿨어요. 제가 잘할 수 있는 레크리에이션과 노래로 그분처럼 저도 나라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뜻이죠."

서씨는 지난달 사비를 들여 호주 한인축제에 다녀왔다. "해외 한인축제가 있을 때마다 연락을 해보면 '독도 노래를 불러주는 건 환영인데, 항공료는 줄 수 없다'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그간 틈틈이 모아 둔 돈으로 가는 거죠."

그는 "외국어로 독도노래를 만들 때는 원칙이 있다"고 했다. 일본을 직접 거론하는 대신 'some people(어떤 사람)' 'foolish men(어리석은 사람들)'이라고 한다. 대놓고 비판하면 외국인들이 거부감을 가져 '역효과'가 날 수 있어서다. 그는 "제 노래는 저작권이 없다"며 "그저 사람들이 많이 부르고, 퍼져서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것이 전 세계에 알려지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