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행정안전부는 올해 행정고시 2차 합격자 292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들은 오는 11월 14~15일 면접시험 후 최종 합격자가 가려진다. 면접에서는 통상 10~20%가 탈락한다.

간부 공무원을 선발하는 고시제도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다음해인 1949년 8월 12일 국가공무원법이 제정되면서 도입됐다. 그땐 고등고시라 불렀다.

같은 해 11월 처음 치러진 고등고시에는 행정과, 사법과 등 2개 과가 있었다. 행정과는 현 행정고시, 사법과는 현 사법시험의 전신이다. 첫 고등고시 행정과엔 502명이 지원해 3공화국 시절 경제기획원 장관을 지낸 고(故) 김학렬씨 등 5명이 합격했다. 첫 사법과엔 625명이 지원해 법제처장을 역임한 고 김도창씨 등 16명이 합격했다.

1953년엔 고등고시에 기술과가 추가돼 행정·사법·기술, 3과 체제가 됐다. 1963년엔 기술과가 제1회 기술고시로, 사법과는 사법시험으로 분리됐다. 또 이때 고시가 채용시험으로 전환됐다. 그 이전엔 고시에 합격해도 임용이 보장되지 않았다.

1983년 4월8일 여성법률상담소 이태영 박사(사진 맨 왼쪽)가 후배 사시 합격자들을 격려 중이다.

1968년 3월엔 제1회 외무고시가 치러졌다. 1818명이 지원해 35명이 합격했다. 지방자치제가 도입된 1995년부터는 지방고시도 치러졌으나, 2004년 행정고시 지역구분 모집으로 통합됐다. 기술고시도 행정고시 기술직으로 통합됐다.

2001년엔 사법시험을 법무부가 관장하기 시작했다. 이전엔 내무부·행자부가 관장했었다. 사시는 1980년대만 해도 합격자가 매년 300명 선이었으나, 1996년부터 늘어나 2000년대 들어 1000명 시대로 접어들었다.

예전 고시에선 여성 합격자가 귀했다. 고등고시 사법과에선 1951년 첫 여성 합격자가 나왔다. 한국 최초의 여성 변호사인 이태영 박사다. 이후 여성 합격자가 꾸준히 증가해 작년 38%(382명)까지 올랐다.

행정고시에선 여성 합격자가 1973년 처음 나왔다. 지금의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이다. 행시 두 번째 여성합격자는 1981년에 나왔는데, 지금의 장옥주 보건복지가족부 아동청소년가족정책실장이다. 이후 여성합격자 비율이 계속 늘어 작년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 51.2%(124명)가 됐다. 외무고시에선 1991년까지만 해도 매년 여성합격자가 0~1명이었으나, 점점 증가해 작년엔 65.7%(23명)를 기록했다.

고시에선 1973년부터 학력요건이 폐지됐다. 올해부턴 응시 상한연령도 없어졌다. 시험도 예전엔 필기시험 중심의 지식 평가 위주였으나, 점점 직무수행 능력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