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허허, 연예인은 정년이 없잖아요. 그래서 나이를 잊고 삽니다. 시청자들이 저를 좋아하고 원한다면 쓰러질 때까지 무대를 지켜야죠."

국내 최장수 프로그램을 가장 오랜 시간 진행을 맡고 있는 최고령 현역 MC인 송해는 말그대로 '영원한 청춘스타'다.

'전국노래자랑'은 1980년11월 첫 방송된 이루 30년째 이어져오고 있는 프로그램으로 송해는 1984년 봄부터 진행하고 있다. 도중 잠시 쉰 적이 있긴 하지만 시청자들의 항의와 시청률 하락으로 몇개월만에 복귀, 현재까지 '전국노래자랑=송해'란 등식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그동안 담당 PD만 100명 가까이 바뀌었을 정도로 그는 '장수 MC'의 대명사가 됐다.

'전국노래자랑'의 대표 MC로 정착하면서 여타 방송프로그램 출연을 자제하고 있지만, 요즘도 개편 때만 되면 교통방송 등 라디오프로그램에서 출연제의를 해올 만큼 '국민 MC'로서의 인기는 식을 줄을 모른다.

"사실 라디오에 대한 애착은 아직도 버릴 수가 없어요. 젊은 후배들 못지않게 열정과 의욕이 있지만 이젠 나이도 있고 건강문제도 있고 하니 다른 프로그램 출연은 거절하는게 순리겠죠."

송해는 1955년 창공악극단 가수로 연예계와 인연을 맺은 뒤 60년대초 동아방송에 출연하면서 방송에 정식 데뷔했다. 1974년부터 TBC라디오 교통프로그램 '가로수를 누비며'를 17년간 진행했다. TBC 시절 TV코미디프로그램 '고전유머극장'과 MBC TV '웃으면 복이와요' 등에서 배삼룡 구봉서 서영춘 박시명 등과 한국 코미디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자타가 공인하는 원맨쇼의 대가들인 남보원 백남봉도 연예계에선 전설로 통한다. 지금도 여전히 칠순잔치 등 각종 행사에서는 젊은 후배 코미디언들을 제치고 정상급 인기 MC로 대접(?)을 받는다.

이들의 또다른 공통점은 칠순을 넘긴 나이에 늦깎이 가수활동을 병행한다는 사실이다. 연예계 10여년 선배인 송해가 '나팔꽃 인생'으로 인기를 누리는 것처럼 이들도 앞서거니 뒷서거니 가수로 데뷔해 기존의 원맨쇼 무대를 더 뜨겁게 달구고 있다.

남보원은 3년전 고희를 맞아 신나는 댄스풍 트로트곡 '삐에로'를 발표했다. '나는 나는 삐에로 삐에로로 살아갈래 슬플 때도 웃어야하고 기쁠 때도 웃어야 하는~'으로 이어지는 이 노래는 가삿말에서 보듯 자신의 50년 원맨쇼 인생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웃음 배달부로 살아온 제 삶의 궤적이 이 노래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제 익살에 웃고 환호하던 사람들도 이 노래로 마지막을 장식하면 경쾌한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숙연해지곤 하지요. 웃음 뒤에 눈물이 있다는걸 확인하는 셈이죠."

그는 전국의 크고 작은 각종 무대에서 주특기인 원맨쇼와 함께 진한 감정을 실은 구수한 목소리로 열창해 관객들의 코끝을 찡하게 한다. 자신의 노래를 발표한 이후 남보원의 무대는 젊은 시절 전성기보다 더 뜨거워졌다.

갈매기, 고양이, 염소, 개 등 각종 동물 소리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는' 백남봉 역시 남보원과 함께 대한민국 최고 익살꾼이다.

그는 자신의 노래 '청학동 훈장님'을 들고 신인가수로 데뷔했다. '댕기머리 상투틀어 고무신에 도포자락 곰방대물며 깍쟁이 서울양반 부럽지 않더라~'는 가사와 분위기는 지리산 청학동이지만 노래 컨셉트는 평소 그의 스타일과 닮았다.

추석연휴기간인 3일과 4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이미자 노래 50주년 기념콘서트' 서울앙코르공연을 한 이미자는 고희를 바라보는 나이에 변함없는 모습으로 무대를 달구고 있다.

올초부터 서울 부산 마산 진해 등 전국 10여개 도시를 도는 투어콘서트를 소화하는 강행군에도 아직은 끄떡 없다. 그녀는 "나이가 들수록 더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무대에 애착을 갖게 되는것 같다"면서 "소중한 팬들이 무대를 찾아주는 한 55주년 60주년 무대까지 계속 서고 싶다"고 말했다.

2년전 역시 세종문화회관에서 50주년기념콘서트를 가진 '밤안개'의 가수 현미(71)도 나이를 잊은 활동으로 선후배 동료가수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현미는 요즘도 TV 예능프로그램 토크쇼 등에 출연해 손자 손녀뻘 후배연예인들과 어울리고 자신의 이름을 내건 노래교실 활동 및 대학 특별강연도 마다하지 않는 열정으로 젊음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