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AS모나코 주전 공격수 박주영의 키는 1m82다. 1m85 이상의 장신 수비수가 즐비한 프랑스리그에서 결코 큰 키라 할 수 없다. 그런데 요즘 박주영의 경기를 꼼꼼히 관찰해보면 몰라보게 성장한 헤딩력을 발견하게 된다.

그는 19일(한국시각) 모나코 루이2세경기장에서 벌어진 랑스와의 프랑스리그 9라운드 홈경기에서도 팀이 뽑은 두 골에 모두 기여하며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4-2-3-1 포메이션의 정점인 원톱 공격수로 선발 풀타임 출전한 박주영은 전반 9분 동료가 올린 프리킥을 골문 앞에서 헤딩으로 살짝 방향을 돌려 오른쪽 골포스트를 때렸다. 결국 네네가 달려들며 튕겨 나온 볼을 차 넣어 결승골이 됐다.

후반 22분에는 박주영이 골문 앞에서 돌파하다 상대 수비수 사르트르의 태클에 걸려 넘어지면서 페널티킥(PK)이 선언됐다. 네네가 다시 PK를 차 넣었다.

박주영이 기록되지 않는 공헌을 한데 힘입어 모나코는 2연승, 승점 18로 리그 4위를 마크했다. 리그 선두는 리옹(승점 20)으로 모나코와 불과 승점 2점차 밖에 나지 않는다. 박주영은 스포츠전문지 '레퀴프'로부터 평점 6점을 받았다.

▶예전부터 헤딩감각이 좋았다

해외파들의 경기력을 면밀히 체크하고 있는 허정무호의 박태하 코치는 "박주영은 K-리그 때부터 헤딩력을 갖춘 선수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K-리그 시절엔 적극적인 몸싸움을 하지 않았다. 상대와 가능하면 부딪치지 않으려고 했다.

전문가들은 헤딩의 3대 요소로 위치선정, 타이밍, 점프력을 꼽는다. 요즘 박주영은 그 어느 때보다 이 세 가지가 좋다. 그래서 전체적인 헤딩감이 좋은 것이다.

지난주 세네갈과의 A매치 때 박주영이 상대한 세네갈의 중앙 수비수 디아카테(1m89��우크라이나 키예프)와 사르(1m86��벨기에 리에주)는 장신이었다. 박주영은 이들과의 공중볼 다툼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랑스전에서 상대 중앙 수비수 야히아의 키는 1m86이었다. 박주영은 랑스전에서 수 차례 공중볼을 먼저 따내는 적극성을 보였다.

박태하 코치는 "헤딩력은 박주영이 프랑스리그 진출 이후 가장 발전된 부분이다. 헤딩슛도 좋지만 동료들을 위해 헤딩볼을 따줘 패스하는 것이 팀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서전트 점프 10cm 상승

공격수로서 평범한 키의 박주영이 5cm 이상 큰 수비수들보다 헤딩에서 우위를 보일 수 있는 것은 자신감과 달라진 점프력 때문이다.

박주영을 돕고 있는 이동엽 국제축구연맹(FIFA) 공인 에이전트는 "K-리그와는 다른 프랑스리그의 촉촉한 잔디에서 운동하면서 안 쓰던 다리 근력에 힘이 붙은 것 같다. 점프 높이가 10cm나 올라갔다"면서 "요즘은 헤딩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점프력이 좋아진 것을 우연의 일치로 보지 않았다. 이미 박주영은 헤딩에 대한 잠재력을 갖고 있었고, 프랑스 무대에서 한 수 위 선수들의 움직임을 보면서 성장한 것이라고 말한다. 기 라콤브 모나코 감독이 다른 공격수들을 제치고 박주영을 원톱으로 기용할 수 있는 것은 발기술도 좋지만 헤딩이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