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S·더타임스 '2009 세계대학평가'의 5개 학문 분야별 평가에서 한국 대학들은 IT·공학, 자연과학, 생명과학·의학 분야에선 선전했지만, 인문·예술, 사회과학 분야에서는 여전히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작년에는 IT·공학, 자연과학, 생명과학·의학 등 3개 부문에서 200위권 내에 모두 포함된 한국 대학은 서울대·카이스트 두 곳뿐이었지만, 올해는 고려대·연세대·포스텍 3개 대학이 추가돼 총 5개 대학이 3개 분야에서 200위권 안으로 뛰어올랐다.
5개 학문분야 평가는 해당 학문 분야에서 함께 활동하는 다른 나라 학자들의 평판도인 '학계(學界) 평가'를 통해 순위를 매긴다. 올해는 전 세계 학자 9386명이 평가에 참여했다.
◆공학·IT…한국 5개大 평균 42계단 상승
한국 대학들의 순위 상승이 두드러졌다. 작년 100위 밖이었던 포스텍(81위)이 100위권 내에 진입했고, 연세대(209위→139위)와 고려대(202→155위)는 큰 폭으로 순위가 올랐다. 작년에 각각 34위, 43위를 차지한 카이스트와 서울대는 21위, 27위를 차지해 10위권 내 진입을 목전에 뒀다. 연세대 이태영 기획실장은 "네이처·사이언스 같은 세계 특급 저널에 논문을 많이 발표하도록 장려하는 등 세계 학계에서 대학의 인지도를 높이는 정책을 펼쳐온 결과"라고 말했다.
상위권에서 일본 대학들의 선전은 단연 눈에 띈다. 지난 5월 발표한 조선일보·QS 아시아대학평가에서 5개 학문분야 전 부문 1위를 차지한 일본 도쿄대(6위)를 포함, 총 3개 일본 대학이 20위권에 포함됐다.
◆자연과학…유럽대학 선전
5개 중 유일하게 미국이 아닌 영국 대학이 1위를 차지한 분야다. 작년 3위를 차지한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이 작년 1·2위인 미국 MIT와 UC 버클리를 제치고 1위에 등극했다. 이 밖에도 영국 임피리얼 칼리지 런던(14위→10위), 스위스 ETH 취리히대(15위→12위), 프랑스 파리고등사범학교(19위→13위) 등 상위권 유럽 대학들의 순위도 많이 올랐다. 데이비드 래미(Lammy) 영국 고등교육 장관은 "대학에 대한 오랜 투자가 국제적인 명성을 낳았다"며 "재작년과 작년 영국대학들의 예산은 지난 1997~1998년과 비교해 100% 늘어났다"고 더타임스하이어에듀케이션에 전했다.
한국은 서울대(28위), 카이스트(39위) 두 대학이 100위 내에 들었고, 200위 내엔 포스텍(121위), 연세대(157위), 고려대(191위) 등이 포함됐다.
◆생명과학·의학…10위권 내 아시아대 1곳
상위 10위권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미국·영국 대학이 독차지한 가운데, 아시아대학 중 유일하게 도쿄대가 7위(작년 15위)에 올랐다. 교토대도 작년 24위에서 올해 13위로 뛰었다.
한국 대학들 순위도 많이 올랐다. 서울대는 작년 40위에서 16계단을 뛰어올라 24위를 기록했다. QS는 "올해 이 분야 우승자는 서울대"라며 "학계 설문 조사에서 좋은 평판을 받았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도 카이스트(134위→82위), 고려대(154위→104위), 연세대(215위→104위) 순위도 대폭 뛰었다.
◆사회과학…아시아대학 선전
100위권 내 한국 대학은 서울대(33위→30위), 고려대(126위→87위) 두 곳이 포함되는 데 그쳤다. 연세대는 129위에서 19계단 올라 110위를 기록했다. 반면, 다른 아시아대학들은 크게 두각을 나타냈다. 12계단 상승한 도쿄대(16위)를 비롯, 교토대(29위→29위), 홍콩대(46위→34위), 베이징대(23위→21위) 등 50위권 내 아시아 대학들의 순위가 크게 올랐다.
◆인문·예술…100위권 내 한국대학 두 곳뿐
다른 분야들에 비하면, 인문·예술 분야에서 한국 대학들의 성적은 초라했다. 100위권 안에 든 대학이 서울대(33위), 연세대(79위) 두 대학뿐이다. 고려대는 119위, 카이스트는 258위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일본은 도쿄대(13위), 교토대(20위), 와세다대(49위), 중국은 베이징대(16위), 칭화대(53위), 푸단대(61위) 등 3곳씩 포함시켰다. 지난 5월 발표한 아시아대학평가에서도 상위 10위권 내 한국 대학은 서울대 한 곳이었다. 서울대 주종남 기획처장은 "특성화할 수 있는 인문 분야를 육성하고, 외국 대학과 교류를 확대해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