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7.25%, 미국 23.5%, 한국 1.78%, 일본 8.11%….
세계은행(World Bank)이 최근 발표한 2008년 말 현재의 WDI(World Development Indicator)란 수치의 하나다. WDI 가운데 각각의 국가들의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전체의 GDP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을 나열한 것이다. 주목할 것은 1일로 중화인민공화국 정부 수립 60주년을 맞는 중국의 GDP가 전 세계 전체 GDP 가운데 7% 남짓밖에 안 된다는 점이다. 미국의 23.5%에는 3분의 1 수준이다. 일본보다도 작은 떡조각을 차지하고 있다.
더구나 독일이 6.08%, 영국이 5.08%, 프랑스가 4.74%, 캐나다가 2.44%…해서 유럽 전체를 더하면 20%가 넘는다. 그러니까 GDP로 본 현재 세계 경제의 판도는 미국과 유럽이라는 커다란 덩어리가 있고, 그 나머지에 일본과 중국이라는 조금 큰 조각이 있는 형세다. 브라질이라고 해야 2.41%, 러시아는 2.36%, 인도도 2.16% 정도밖에 안 된다. 주목해야 할 것은 한국의 비중이 아주 낮기는 하지만 한·중·일의 동북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16%가 넘는다는 점이다.
WDI로 보면 이른바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지어낸 'G2(미국과 중국)'라고 하는 말이 얼마나 허구인가를 알 수 있다. 아직도 미국과 유럽이 전 세계 경제의 절반을 차지하고 좌지우지하면서도, 그저 중국의 발전 속도가 다소 빠르다는 점에서, 아직은 비중이 낮은 중국의 국력 확대를 경계한다는 뜻에서 G2라는 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거 청(淸)나라가 한창때 전 세계 GDP의 30% 정도를 차지했다는 추정치가 있고, 또다시 그런 중국의 시대가 올까 걱정된다는 과장된 뜻을 'G2'라는 말은 담고 있는 것이다.
경제력보다 더 중요한 하드 파워(hard power)인 국방예산을 보면 지난해 중국은 모두 609억달러를 썼다고 자기네 국방백서에서 밝히고 있다. 이 백서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중국의 12배에 가까운 7165억달러를 지출했다. 영국이 673억달러를 써서 중국과 비슷한 수준이고, 일본은 414억달러를 국방비로 썼다는 것이다. 다만 주목할 것은 일본보다 훨씬 적은 국방비를 쓰던 중국이 이미 일본을 제치고 더 많은 국방비를 쓰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중국이 이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면서 몇 천 년을 살아왔고, 이 세계의 절반이라고 생각되던 시절도 살아왔다. 지나간 100년 동안 중국은 서양 열강에 이리저리 뜯긴 '동아시아의 병부(病夫)'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중국은 1960~70년대 고속 발전을 이룬 우리의 경제력에 자극받아 1978년 개혁개방의 길에 나섰고, 그 30년 후인 현재 우리를 훨씬 앞서 일본에 도전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아직은 과거의 초강대국이 되기에는 중국은 먼 길을 남겨놓고 있다. 시장기능이 아직 완전히 자리 잡지 못한 경제 시스템은 불안하기만 하고, 경제 발전에 걸맞은 정치 민주화를 이루지 못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자들은 고민하고 있다.
문제는 개혁개방의 초기 경제 교과서 역할을 하면서 많은 조언을 해주었던 우리를 중국이 슬슬 얕잡아 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거기에는 중국이 자신들을 과대평가한 탓도 있고, 우리의 경제와 국방 두 가지 하드파워가 이미 중국과 경쟁이 안 되는 상태에 이른 탓도 있다. 우리는 이대로 머물러 있을 것인가, 아니면 제2의 국가실력 확대의 길을 달려갈 것인가, 중국 정부 수립 60주년을 맞아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