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진·재미작가

지난 15년 동안 나는 대학에 응시하는 고등학생을 돕는 자원봉사자로 일해왔다. 해마다 두 학생을 맡아, 이들에게 대학 입시 에세이를 쓰고 또 쓰고, 또 고쳐 쓰고, 또다시 고쳐 쓰라고, 학생들이 나를 정말 미워할 때까지 요구한다. 요즘은 한국에서도 곧장 미국 대학에 응시하는 일이 많아 잘 알려졌지만, 미국에서 대학 가는 데는 에세이가 정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내가 그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다. 내가 맡기로 한 여학생이 우리 집에 찾아왔다. 허브차를 타서 한 잔씩 앞에 놓고 우리는 편안한 낡은 소파에 앉았다. 내 첫 질문은 이것이었다. "그래, 정말 대학에 가고 싶어?"

그 아이는 울기 시작했다. "아무도 나에게 그걸 물어본 적이 없었어요." 그 아이는 발레에 타고난 재질이 있었는데, 그냥 대학에 가서 공부를 해야 할지, 아니면 직업 발레리나의 길을 가야 할지, 그때까지 자기 자신도 모르는 상태였다. 나는 몇 가지를 더 물었고, 그 오후 내내 아이의 말을 듣는 데 시간을 보냈다. 우리 만남이 끝날 무렵, 아이는 자기가 정말로 대학에 가기를 원한다고 대답했다. 이번엔 정말 그 아이 자신의 결정이었다.

그날 이후로 나는 반드시 첫 질문으로 "정말 대학에 가고 싶니?" 하고 묻는다. 학생이 "예"라고 대답하면, 나는 "왜?"라고 또 묻는다. 만약 대답이 신통치 않으면 나는 "다시 말해 봐" 하고 요구한다.

나는 아이들에게 왜 정말 대학에 가고 싶은지 말해 달라고 요구한다. 대부분의 경우, 나는 학생들이 하는 말을 그저 듣기만 하고, 가능한 한 많이 스스로에 대해 말해 보라고 청한다. 나는 합당한 답을 들을 때까지 아이들을 밀어붙인다. 때로 그 답은 대학 입시 면접에서 만점을 받기에는 적절하지 않을 것 같은, 이기적이고 편협하며, 속물적인, 때로는 듣기 거북한 대답일 때도 있다. 한 가난한 여학생은 사람들이 자기를 존경하게 만들기 위해 대학에 가려 한다고 말했다. 그 아이는 코넬대학에 들어갔다. 또 한 남학생은 심각한 우울증을 앓고 있었으며 친구가 한명도 없었는데, 하버드 대학에 가서 인기를 얻고 싶다고 했다. 그 학생도 입학했다. 만약 학생이 자기 아버지는 평생 돈벌이가 시원찮았고, 그래서 자기는 좋은 대학을 나와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 예일대학에 가고 싶다고 한다면 나는 그의 답변 내용은 존경하지 않을지 몰라도, 그의 정직성 자체는 존경할 것이다.

울음을 터뜨린 첫 여학생과 마찬가지로, 많은 학생들이 왜 자신이 대학에 가야 하는지보다 어떻게 하면 좋은 에세이를 써서 대학에 갈 수 있을지를 먼저 생각하고 있었지만, 내가 내주는 어마어마한 양의 숙제를 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자신의 목표를 더욱 높게 설정하는 변화를 보여주었다. 나는 아이들이 그 일을 힘들지만 열심히 해오는 것이 두 가지 경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첫째, 아이들이 정말로 그 주제의 학습을 즐길 때였고, 둘째, 자신이 원하는 것과 자신이 받아들인 것을 접합시킬 때였다. 나의 아버지는 뮤지컬 '라만차의 사나이'에서 나오는 "불가능한 꿈을 꿈꾸어라(to dream the impossible dream)"는 노래를 흥얼거리시곤 했는데, 아이들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최근 나는 학원 영어교사들과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다. 캐나다, 미국, 호주, 영국에서 온 교사들은 한국의 중학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느라 하루에 대여섯 시간밖에 못 잔다고 했다. 나에게는 익숙한 이야기지만, 내가 인터뷰한 교사 모두 아이들과 부모에게 커다란 연민을 느끼고 있었다. 내가 그처럼 빡빡하게 공부에 매달려야 했던 것은 뉴욕주 변호사 시험을 볼 때뿐이었다. 첫 시험은 떨어졌는데, 변호사가 되기보다 곧 다가온 결혼에 더 흥미를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시험에서는 합격했다. 그때는 정말 합격하고 싶었고, 법률 공부가 정말 재미있었다!

내가 자랄 때 엄마는 교육은 아무도 훔쳐가지 못할 재산의 일종이라고 말하셨다. 따라서 새로운 과목들은 언제나 내 지갑에 들어오는 금화들이었다. 모든 새 주제들은 내 마음의 천장에 붙여 세울 황금 벽돌이었다. 내 경험에 비추어보면, 진짜로 온 마음과 온 가슴을 기울였을 때 '투쟁'은 한결 쉬워진다. 믿음과 기쁨이 아이들을 정금 같은 소망에 더욱 가까이하게 할 것이다. 교육 전문가들은 현재 시스템을 유지하느냐 제거하느냐를 놓고 심각한 논의를 벌여왔지만, 소설가인 나는 이 불가능한 논쟁에 개입하지 않으련다. 다만, 우리는 이 나라의 가장 가치 있는 자원, 즉 '우리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느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