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시내에 나갔다가 교차로에서 정지신호를 받고 대기하게 됐다. 옆 차선을 보니 초보운전 딱지를 앞뒤에 붙인 승용차가 정지선 맨 앞에 서 있었고 그 뒤엔 많은 차가 줄지어 늘어 서 있었다. 잠시 후 직진용 녹색 신호가 들어오기 직전 노란색 신호가 들어오자 초보운전자의 뒤차들이 일제히 경적을 울려댔다. 하지만 초보운전자는 녹색등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출발했다. 그러자 뒤차들은 옆으로 추월해 가면서 "그따위로 운전하려면 왜 차를 가지고 나왔느냐"는 험악한 욕설을 해댔다. 차창을 열고 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흉측한 욕설표시까지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 광경을 보니 내가 다 속상했다. 이렇듯 처음 운전을 시작한 사람들은 모든 신호와 법규를 준수하지만 운전 경력자들은 불법운전을 밥 먹듯 일삼고 있다. 이 초보 모범운전자는 더 이상 욕을 먹기 싫어서라도 불법을 감행할 수밖에 없는 게 우리나라의 교통 현실이라는 사실을 새삼 느꼈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