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서 퇴출된 정수근은 추가 처벌을, 어떤 수위로 받게 될까. 일각에선 조금 때이르게 영구제명까지 거론되고 있다. 영구제명이란 그야말로 영원히 야구 선수로 뛸 수 없다는 걸 뜻한다. '기한부 실격'이나 '무기한 실격'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일단 KBO는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KBO 실무진의 한 관계자는 2일 "정수근 문제와 관련해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한 뒤 상벌위원회를 열 지 여부를 가리게 될 것이다. 아직은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일단 롯데 구단은 이날 오후 2시20분 현재까지 KBO가 요청한 정수근 관련 경위서를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KBO는 롯데의 경위서를 살펴본 뒤 상벌위원회를 열지 결정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여론을 수렴하기로 했다.

메이저리그의 경우에 영구제명 사례는 극히 드물다. 대표적인 사안이 1900년대 초반의 대규모 승부조작 사건인 '블랙삭스 스캔들'이다. 당시 선수 8명이 영구제명됐다. 메이저리그 최다안타 기록(4256개) 보유자인 피트 로즈도 결국 승부조작과 도박 문제로 영구제명된 케이스다.

KBO의 한 관계자는 이날 "만약 상벌위원회가 열린다면 그 자체로 중징계가 내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중징계라 함은 '기한부 실격', '무기한 실격', '영구 제명' 등 세가지 결과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BO는 이미 최원현 고문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한 결과 정수근을 영구제명하는 게 법적으로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받았다. 지난해 음주 폭행 사건 때도 음주 폭행 자체보다 그후 언론 보도를 통해 프로야구 품위를 손상케 했다는 게 주된 이유라는 것이다.

야구 규약 제146조 2항에 따르면 '감독, 코치, 선수, 심판위원 또는 구단의 임직원이 경기 외적인 행위와 관련하여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등 프로야구의 품위를 손상시켰다고 판단된 경우, 총재는 영구 또는 기한부 실격처분, 직무정지, 출장정지, 야구활동정지, 제재금, 경고처분 기타 적절한 제재를 과할 수 있다'고 돼있다.

물론 상벌위원회가 아예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 이 경우엔 정수근은 올해말 자유계약선수로 풀릴 수 있고, 원하는 구단이 있을 경우엔 내년에도 프로야구 선수로 뛸 수 있다. 상벌위원회가 열릴 경우 KBO는 정수근에게 소명기회를 줄 계획이다. 직접 나서기를 꺼릴 경우 서면 제출도 받아줄 예정이다. KBO측 관계자는 "여론이 중요하다. 때문에 인터넷 댓글까지 보면서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