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몰상식한 집단행동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김형오 국회의장이 지난 1일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민주당이 미디어법 직권상정 처리에 대한 항의 표시로 본회의장에서 피켓시위를 벌이다 집단 퇴장한 데 대해 강하게 불쾌감을 표시했다.

김 의장은 지난 1일 밤 늦게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국회를 누가 3류로 만드는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개회식에서 갑자기 일어나 고함을 지르고 피켓을 꺼내들고 시위를 벌이다 퇴장했다"면서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 말 문이 막혔고 앞이 아득하고 얼굴이 화끈거렸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개회식에서 그런 몰상식한 집단행동을 보리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했다"면서 "제가 화가 나고 얼굴이 화끈 거린 것은 저에 대한 비난 때문이 아니며, 우리 국회가 보여 준 적나라한 후진성에 절망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정기국회는 국회의 존재 이유이자 의회민주주의가 꽃피는 시기"라면서 "그 역사적인 정기국회 개회식 때 민주당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태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그는 "세상은 무서운 속도로 변화하고, 지구촌 모든 정치인들과 지도자들은 저마다 국민에게 희망을 주려 애쓰는 시대이지만, 우리 국회는 전 세계에 또 하나의 해외토픽감이 됐다"면서 "우리보다 의회민주주의 역사가 훨씬 짧은 후진국은 이런 대한민국 국회를 또 조롱하며 자신들의 후진성에 위안을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장은 "불과 얼마 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화해, 용서, 통합'의 염원은 우리 국민들에게, 정치권에 넘쳐났다"면서 "그런데 그 ‘새로운 정치’의 시작인 정기국회 개회식부터 가장 구태의연하고 구시대적인, 3류 국회의 모습을 전 세계에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천박한 3류 정치투쟁가가 좌지우지하는 당은 결코 발전할 수 없으며, 아직도 80년대 민주화운동 시대의 흑백논리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한 사람들이 주도하는 한 그 당은 발전할 수 없다"면서 "소수의 극단적 강경론자가 주동이 돼 지금 이 국회를 난장으로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김 의장은 "과거 야당이 정기국회 개회식 자체에 참석하지 않는 것은 보았어도,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행동으로 정기국회 개회식장에서 피켓팅과 야유, 고함으로 국회를 난장(亂場)으로 만든 예는 보지 못했다"면서 "야당이 국회를 포기한다는 것은 자신들의 유일한 무기를 스스로 버리는 것이자, 자신들의 설자리를 스스로 발로 차버리는 격"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