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는 양력에 기준해 정해졌다고 들었는데 기록을 보면 기원전 679년에 이미 24절기를 기준으로 계산하는 삼복 제사를 지냈다고 합니다. 24절기가 대체 언제 정해진 건지 궁금합니다.
― 부산 사하구 독자 하찬식씨
A : 태양의 움직임으로 나눈 절기라 양력에 가까우나 반드시 정확하진 않아
1년에는 계절의 변화를 나타내는 절기(節氣)가 24개 있습니다. 이 절기들은 양력으로는 매년 같은 날, 혹은 하루 정도 차이를 두고 돌아옵니다. 반면 음력은 해마다 다르죠. 그런 걸 보면 절기는 양력에서 온 것 같은데 우리 선조들이 절기를 챙기고 그에 맞춰 농사를 지은 것은 양력이 도입되기 훨씬 전부터였습니다. 여기서 의문이 생깁니다. 24절기는 음력일까요, 양력일까요?
국립민속박물관에 따르면, 24절기가 처음 고안된 것은 고대중국 주(周)나라 때로 추정됩니다. 음력(陰曆)은 달의 삭망주기(朔望週期)를 기준으로 만든 역법이기 때문에 날을 세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일어나는 기후의 변화는 반영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천문학 지식을 동원해 지구의 태양 공전 주기를 24등분 한 다음 지구가 태양을 15도씩 돌 때마다 황하 유역의 기후를 나타내는 용어를 하나씩 붙여 24개의 절기를 완성했습니다.
절기는 이처럼 음력을 쓰는 농경사회에서 만들었지만, 태양의 운동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양력의 날짜와 일치하게 된 것입니다. 실제로 달력을 놓고 보면 24절기는 양력으로 매월 4~8일 사이와 19~23일 사이에 옵니다. 절기와 절기 사이는 대부분 15일이며, 경우에 따라 14일이나 16일이 되기도 합니다.
중국에서 시작한 24절기가 한국에 들어온 시기는 언제쯤일까요? 한국학중앙연구원 정구복·주영하 교수는 《고려시대 세시풍속 연구》란 논문에서 "한반도가 중국적 세계질서에 편입되기 시작한 이후에 소개됐을 것"이라고 썼습니다. 두 교수는 "다만 문헌기록을 보면 삼국시대 이전에는 24절기와 관련된 항목이 많지 않고, 고려시대에 들어와서 여러 문헌자료에서 쉽게 발견된다"며 "고려후기의 문집류에 24절기가 많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고려후기에 들어와서 24절기가 민간에 널리 퍼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