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임기 3년의 방송문화진흥위원회(방문진) 새 이사에 김우룡 한양대 석좌교수 등 9명을 선임했다. 방문진은 MBC 주식의 70%를 갖고 있는 최대 주주로 MBC 경영에 관한 관리·감독 권한을 갖고 있다.
새 방문진 이사에는 그동안 공영방송 MBC의 잘못을 비판하고 MBC 개혁을 주장해 온 인사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이를 두고 MBC 노조는 '뉴라이트가 방문진을 점령했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MBC 장악에 나선 점령군을 우리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자기들 편리한 것만 기억하고 불리한 것은 까먹는 병이 다시 도졌다.
현 방문진은 8명의 이사 중 7명이 친노무현 정권 성향 인사들이다. 이옥경 이사장은 민주당 이미경 의원의 언니로서 노무현 정권과 가까웠던 여성단체의 부회장을 지냈다. 그밖에 이사 4명, 감사 1명이 MBC 출신이며 나머지도 정치적으로 노무현 정권과 가까운 사람들이라는 말을 들었다. 언론학회로부터 '아무리 느슨한 기준으로 판단해도 지나친 편파방송'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노무현 대통령 탄핵 방송,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광우병에 걸릴 거라고 몰아갔던 'PD수첩', 시청자 의견까지 조작한 '100분 토론'등으로 MBC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방문진은 목소리 한 번 제대로 내지 않았다. 이해(利害)를 같이하는 사람들로만 구성됐기 때문이다. 지난 10년은 군사정권의 강압에 의한 '방송의 노예화'와는 또 다른 정권과 방송의 공동 이익에 바탕한 야합(野合)의 전형을 보여줬다. 그러던 MBC가 자기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들어왔다고 '방송장악' '점령군' 운운하고 있는 것이다.
MBC는 지난 3년 각종 프로그램에서 심의규정을 어겨 방송통신심의위로부터 127건이나 제재를 받았다. 다른 지상파 방송은 물론 케이블 TV보다도 더 탈선이 많았다. MBC 올 1분기 광고판매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1.9%나 줄었다. KBS(20.6%) SBS(21.5%) 감소율의 두 배 이상이다.
MBC는 주인이 없는 회사다. 최대 주주인 방문진은 MBC에 대한 관리·감독 직무를 포기한 지 오래다. 노조가 경영과 인사와 논조를 좌지우지하는 MBC 내 최고 권력이다. MBC 안에서 'PD수첩'의 광우병 왜곡 방송에 대해 책임을 묻지 못하는 것도 노조의 눈치를 살펴서이다.
새 방문진에 의한 MBC 개혁의 출발은 MBC를 노조의 손아귀에서 되찾아 국민의 품으로 돌려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