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양준혁은 "17년 프로야구 경력에서 이런 부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양준혁이 왼쪽 종아리 내측 근육 손상이란 악재를 만났다. 30일 잠실 LG전 1회에 내야 땅볼을 친 뒤 1루로 뛰다가 다리 통증을 호소, 트레이너에게 업혀나왔다. 야구장 인근 병원에서 MRI 검사를 한 결과 왼쪽 종아리 내측 근육 손상이란 진단이 나왔다. 복귀까지 한달 이상의 휴식이 필요하다. 시기상 정규시즌 복귀가 힘들어졌다.

진단이 나온 뒤 팀과 떨어져 홍보팀 직원이 모는 승용차를 타고 대구로 내려가고 있던 양준혁과 심야에 전화통화가 닿았다.

-많이 아픈가.

▶별로 좋지 않다.

-갑작스런 부상이다.

▶사실 어제(29일) 경기에서 두차례 전력질주를 하면서 허벅지쪽이 좋지 않다고 느꼈다. 그런데 정작 오늘 종아리를 다쳤다. 나도 당황스럽다.

 -부상이 거의 없는 선수라고 기억되는데.

▶17년 프로야구 경력에 이런 부상으로 오래 쉬는 게 처음이다. 부상으로 경기에 못 뛴 건 그동안 열 몇게임 밖에 없었다. 그 외에는 군대 문제나 플래툰시스템 등 때문에 쉰 경우였다.

-허벅지가 좋지 않으니 종아리에 힘이 들어가 다친 게 아니겠는가. 투수가 발목이 아프면 어깨에 부상이 오는 식으로 말이다.

▶그런 것 같다. 남들처럼 뚝 소리를 들은 건 아닌데, 난 처음에 내 타구가 종아리를 친 것으로 착각했었다.

 -정밀진단을 다시 받을 생각인가.

▶그럴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진단 다 나왔다. 집에서 당분간 쉬어야 할 것 같다.

-양준혁이란 선수는 전력질주가 트레이드마크이긴 하다. 하지만 마흔살 넘은 나이를 감안하면 전력질주가 다소 불안해 보인다는 시선도 없지 않았는데.

▶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질지 안 떨어질지 어떻게 알겠는가. 안 뛰면 어쩌겠는가. 불안감 때문에 전력질주를 안하는 건 내 체질상 안 맞는다.

-정규시즌 컴백은 힘들 것 같은데.

▶시기적으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어떻게든 시즌 막판에라도 돌아오기 위해 잘 치료를 해보겠다.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당연히 좋겠다.

<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