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1일 일본 중의원 해산 선언 직후 아소 다로 총리를 비롯한 의원들 전원이 만세삼창을 하는 모습을 신문에 보도된 사진을 통해 보았습니다. 해산이라면 바로 의원직을 상실한다는 것인데 왜 만세를 부르는 것일까요? 그냥 의례적인 것인지, 역사적 뿌리가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 서울 서초구 독자 김지혜씨
A: 1897년 국회 해산 뒤 日王에 대한 경의 표시로 시작, 지금은 의원들도 이유 몰라
중의원 사무국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만세 관행'은 1897년에 시작됐습니다. 일본의 제6대 총리인 마쓰카타 마사요시 내각 시절인 그해 12월 25일 11회 의회를 해산합니다. 개원식 다음 날이었습니다. 반대파가 내각불신임안을 제출하자 표결을 막기 위해 바로 해산해 버렸습니다. "내각의 진퇴는 천황의 의사에 의한 것이어야 하지, 의회의 의결에 좌우돼서는 안 된다"는 게 마쓰카타가 내세운 이유였습니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데도, 총리가 의회정치를 전면 부정한 것입니다. 그때의 해산국회 속기록에 '기립 후 만세를 부르는 사람 있음'이라고 기록돼 있습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일왕(日王)에 대한 경의를 표현하려고 만세를 부르기 시작했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이후 중의원이 해산될 때마다 만세를 부르는 관행이 정착됐습니다. 참고로 마쓰카타는 폭거를 거듭한 역대 최악의 총리 중 한명으로 평가받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저 관행일 뿐 왜 만세를 부르는지 아무도 모르고, 의원들마다 생각도 다르다고 합니다. 아무 생각 없이 그저 관례니까 부르는 사람이 절반을 넘는다고 마이니치신문은 보도했습니다. 한 의원은 왜 만세를 부르느냐는 질문에 "글쎄,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라고 말했습니다. 해산 후 있을 총선거에 이겨서 반드시 국회에 돌아오겠다는 다짐을 담아서 부르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아예 부르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번에 자민당에선 고이즈미 준이치로, 아베 신조, 후쿠다 야스오 등 전 총리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기는 했지만 만세를 부르지는 않았습니다. 야당인 민주당에서도 하토야마 유키오 대표와 오카다 가쓰야 간사장 등이 만세를 부르지 않았습니다. 오카다 간사장은 "지금은 만세를 부를 때가 아니다. 선거에서 이긴 후 부르겠다"고 주변에 말했다고 합니다. 만약 방청객이 함께 만세를 부르면 퇴장당하게 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