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학위 논문을 쓴 것 외에 별다른 경력이 없는 26살의 수학도가 카이스트(KAIST)의 사상 최연소 교수로 임용됐다.
KAIST는 26세4개월의 나이인 최서현씨가 7월 1일자로 수리과학과 조교수에 임명돼 카이스트 최연소 신임 교수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최씨는 학위논문 외에는 단 한 편의 SCI(과학논문인용색인) 저널 논문도 발표하지 않았지만 잠재력을 인정받아 교수로 채용된 점이 파격적이다. 논문 편수나 강의 경력을 주로 따지는 한국 대학가 풍토에선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는 서울과학고에 재학 중이던 1999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와 2000년 서울에서 열린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연이어 금메달을 받은 수학영재. 서울대 수학과를 3년 반 만에 졸업하고 2004년 하버드대 수학과로 유학, 5년 만인 지난 6월 석·박사 과정을 마친 뒤 박사 후 연구원도 거치지 않고 카이스트 교수로 직행한 것이다.
최 교수는 전통 깊은 정수론 중에서도 수학계 대가들이 포진한 '주류' 문제를 연구주제로 삼고 있다. 최 교수는 앤드루 와일즈와 유명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증명 논문 2편 중 1편을 공저한 하버드대 리처드 테일러로부터 지도를 받았다.
수리과학과 김동수 학과장은 "검증된 실적보다 미래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해 채용했다"고 말했다.
수학계에서는 연구성과가 쉽게 나오지 않는 분야의 젊은 연구자를 과감하게 영입한 KAIST의 시도가 어떤 결실을 맺을지 주목하는 분위기이다. 같은 과 한상근 교수는 "최 교수가 연구하는 산술적 정수론 분야의 체계적인 국내 연구가 부족한 만큼 최 교수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KAIST는 최 교수 임용을 계기로 앞으로 강의 경력 등이 부족하더라도 잠재력이 큰 젊은 연구자들을 과감하게 임용한다는 방침이다.
최 교수는 9월부터 KAIST 학부생을 대상으로 주 6시간 미적분학·선형대수학 강의를 할 예정이다.
"큰 포부를 가지라는 서남표 총장의 격려에 부응해 연구에 매진할 생각이죠."
평소 취미로 보드게임을 즐긴다는 최 교수는 "학생들이 자신만의 길을 찾고 개척해나가는 데 열심히 힘을 보탤 생각"이라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