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미디어법 직권상정 수순에 들어갔다.

한나라당은 22일 미디어법 협상 결렬을 공식 선언하고 소속 의원 100여명이 본회의장 의장석을 점거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이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미디어법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오늘이나 내일 중 미디어법의 직권 상정을 요청할 방침을 밝혔다. 또 "협상이 결렬됐기 때문에 의장석을 보호해야 한다"며 의원들에게 의장단상 주변 점거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오전 9시10분쯤 한나라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에 진입해 국회 의장석 주변을 차지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의장석에 앉지는 않았지만 의장석 일대를 완전히 장악했고, 일부 의원들은 바닥에 앉아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

한나라당 신성범 원내대변인은 "오늘 의총에서 더 이상의 협상이 무의미하다는 협상 종료 선언이 있었다"며 "협상결렬 선언이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전달됐으며, 이는 오늘 우리가 오늘 중 미디어법을 직권 상정해 표결처리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본회의장 의장석을 점거하기 위해 올라가는 게 아니라 의장석 보호를 위해 들어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역시 의원총회에 앞서 있었던 최고 중진 연석회의에서 "우리는 참을 만큼 참았고, 물러설 만큼 물러섰다"며 "지금은 결단의 순간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을 들은 민주당 이미경 의원과 일부 보좌관들이 오전 9시30분쯤 본회의장에 입장해 한나라당 측과 언쟁을 벌였으나 물리적 충돌은 없이 퇴장했다.

한편 김형오 국회의장은 한나라당의 의장석 점거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며 즉각 점거를 풀라는 의사를 대변인을 통해 한나라당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