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는 원래 시장에서 관심이 없는 품목이다." 한나라당이 미디어법 협상에서 신문과 대기업의 지상파 방송 겸영을 2012년까지 유보할 수 있다는 타협안을 제시한 데 대해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가 21일 당 의원총회에서 한 말이다. 그는 "지상파는 2012년 디지털 전환 등 기술환경변화로 (신문사와 대기업이 진출하려면) 몇 조를 투자해야 돼 사업 타당성이 낮다는 게 일반적 관점"이라고도 했다. 한마디로 지상파 방송은 아무도 눈독을 들이지 않기 때문에 한나라당이 지상파 방송관련 타협안을 내놓은 것은 가치가 없다는 뜻이다.

이 원내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민주당이 그동안 미디어법을 반대하면서 주장했던 "정권이 MBCSBS를 재벌과 보수 신문에 주려 한다"는 논리를 스스로 뒤엎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미디어법 반대 시위나 농성에서 언제나 '조·중·동에 방송줄래' '재벌에 방송줄래'라고 쓴 피켓을 들고 있었다.

그러던 민주당이 막상 한나라당이 지상파 기존체제를 유지하겠다는 타협안을 내자 "원래 관심없던 사안"이라며 또 다른 요구조건을 내걸고 있는 것이다. 또 만일 이 원내대표 말이 진심이라면 당초부터 신문과 대기업의 지상파 진입 또는 소유가 별로 현실성이 없는 것임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미디어법 전체에 대한 국민적 반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거짓 선전을 해왔다는 얘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