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아내가 잠잘 때 입을 벌리고 잡니다. 코 고는 소리가 나진 않지만 마치 코골이처럼 호흡이 불규칙합니다. 그래서인지 충분히 자도 피곤이 풀리지 않는다고 짜증을 냅니다.
아내가 눈살을 찌푸리면 얼굴이 누렇게 뜨는 '황처가'Y.
A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부인은 '소리 없는 코골이' 같군요. 코고는 소음은 없지만 형태는 코골이라는 말입니다. 의학적으로는 상기도(上氣道) 저항증후군이라고 합니다. 코골이는 코 뒤쪽 인두나 편도 부위 목구멍이 협소한 경우 등에서 들이쉰 공기가 폐로 원활히 들어가지 못하고 이상 기류를 형성해 생기는 현상입니다.
'무음(無音)의 코골이'는 이상 기류는 형성되나 소리를 낼 정도는 아닌 경우죠. 남성보다 여성에게 두 배 정도 많고, 비교적 나이가 젊고 마른 체형의 여자에게서 잘 생깁니다.
잘 때 폐로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니까 무의식적으로 잠에서 깨어나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수면 중 뇌파 검사를 해보면 '사운드 오프 코골이'는 대개 2초 정도의 각성 상태가 반복적으로 나타납니다. 통상 5초 이상 뇌가 각성돼야 자다가 깨는데, 자다가 깰 정도는 아니지만 깨어 있는 상태나 마찬가지이죠. 그러니 잠을 길게 잤는데도 피곤하다고 하는 겁니다. 만성피로증후군을 호소하는 사람 중에 실은 상기도 저항 증후군인 경우가 꽤 있다고 하네요. 아침에 두통이나 근육통, 손발 저림을 느끼기도 하고요. 이것으로 불면증을 겪기도 합니다.
'조용한 코골이'이다 보니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은데요, 잘 때 입을 벌리고, 호흡이 다소 불규칙하면 일단 코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만성비염이 있을 경우 입벌리고 자면서 생길 수 있으니까요. 해부학적으로 턱이 뒤로 밀려 있는 형태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병원에서 하룻밤 자는 수면다원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습니다. 비용은 50만~70만원 합니다.
치료는 일단 옆으로 누워서 자게 하는 것입니다. 상당수가 좋아집니다. 옆으로 자면 혀와 입천장이 앞으로 쏠리면서 공기 흐름이 좋아지기 때문입니다. 시중에는 옆으로 누워 잘 수 있도록 고안된 특수 베개도 나와 있습니다. 그래도 낫지 않으면 구강 내 장치를 시도합니다. 개인의 구강과 치아 구조에 맞게 본을 뜬 마우스피스 같은 것을 물고 자게 하는 것인데요, 잘 때 턱과 혀가 앞으로 밀려 나오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비용은 80만~160만원 듭니다.
어딘가 시끄러우면 관심을 보이는 게 세상사이지만 이처럼 '침묵'에도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그것이 '소리 없는 아우성'일 수 있으니까요.
도움말: 한진규·서울수면센터 원장, 송종석·하나이비인후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