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의 악동' 이천수(28 · 전남 드래곤즈)가 또 다시 사고를 쳤다.
이천수는 지난 28일 포항 스틸러스전을 앞두고 구단과 갈등으로 팀을 무단이탈했다. 이 과정에서 박항서 감독에 대한 항명, 코치진과 말다툼 및 물리적 충돌까지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천수는 일부 기자들과 만나 “모든 것을 공개한 다음 명확하게 평가받고 싶다”며 “내가 진짜 나쁜 놈인지 시시비비를 가리고 싶다”고 토로했다.
네덜란드 페예노르트 소속으로 수원 임대를 거쳐 올해 2월 전남에 임대된 이천수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알 나스르로 이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힘들 때 받아준 박 감독과 전남 구단을 배신하는 행위"라는 비난을 받았다. 이천수는 내년 1월까지 전남과 임대계약이 된 상태다.
전남은 29일 "이천수가 전날 팀을 이탈했다"며 "지금은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고 밝혔다. 전남 구단은 이날 오전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임의탈퇴 등 이천수 이탈에 대한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천수의 무단이탈 사태는 28일 포항스틸러스 전을 하루 앞둔 27일 터졌다.
박 감독은 27일 이천수에게 “사우디 팀으로 이적하더라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두자”고 이천수에게 포항전 출전을 지시했다. 이에 이천수는 “사타구니가 다쳐 뛸 수 없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화가 난 박 감독이 “평소 멀쩡하더니 왜 갑자기 부상이냐”고 따져 묻자 이천수는 팀 닥터를 향해 “닥터! 내가 사타구니가 아프다고 했잖아”라고 소리를 지르며 화를 냈다고 일간스포츠는 보도했다.
또한 이를 옆에서 지켜보던 하석주 코치가 발끈해 이천수를 나무라자 이천수는 국가대표 대선배인 하코치와도 언쟁을 벌이며 분위기는 살벌해졌고, 후배의 행동을 보다 못한 김봉수 골키퍼 코치가 이천수에게 컵을 내던지자 격분한 이천수는 김 코치와 주먹 다짐을 벌이는 하극상도 서슴지 않았다고 일간스포츠는 전했다.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대표로 뛴 김코치는 이천수의 고려대 11년 선배다.
이후 사태 수습에 나선 박 감독이 이천수에게 2군행을 지시했지만 이천수는 팀 숙소를 떠났고, 연락이 끊겼다는게 전남 구단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이천수도 이날 불미스러운 사태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했으나 주먹다짐은 없었다고 밝혔다. .
스포츠칸에 따르면 이천수는 28일 밤 서울 홍대 인근 와인바에서 기자들과 만나 “구단이 내 얘기를 들어주지 않는다”며 “감독님과 코치들도 언론보도만 보고 나와는 대화를 하지 않는다”고 팀 이탈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감독님에게 대화를 요청하던 중 김 코치가 유리컵을 나를 향해 던졌고 그 컵의 파편에 브라질 통역이 상처를 입었다”며 “그리고 나를 향해 달려드는 김 코치를 피하기 위해 몸을 돌리는 과정에서 충돌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천수는 그러나 “구단에서는 내가 김 코치를 폭행했다고 주장하지만 나는 주먹을 날린 적이 없다”고 밝혔다.
구단측도 “주먹다짐이 있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알 나스르 이적을 추진했던 이천수는 최근 “(페예노르트에서 받았던) 기존 연봉 9억원 이상을 제시하는 구단이 나오면 이적을 거부할 수 없도록 페예노르트와 이면계약을 했다”고 주장했고, 전남은 “위약금을 물면 보내주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언론에서 “이면계약은 당초 없었고 급조된 것으로 연봉이 많은 구단으로 이적하기 위한 이천수의 자작극”이라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이천수는 거센 비난여론에 시달렸다.
이천수는 “자작극이라는 표현은 좀 그렇지만 급조된 것은 맞다”고 말했다.
이천수는 “처음 페예노르트에서 이적이 가능할 거 같다는 얘기가 나왔을 때 내가 전남을 떠나면 박항서 감독님이 다칠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이 점을 나와 측근들, 그리고 일을 봐주던 IFA 김민재 사장이 같이 고민했고 결국 ‘페예노르트에서 받는 연봉 이상을 제시하는 구단이 있다면 무조건 이적해야 하는 계약이 있다’는 조항을 새로이 만들기로 했다”고 해명했다고 스포츠칸이 전했다.
이천수는 “페예노르트도 이적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협조하겠다며 동조의 뜻을 밝혔고 이에 관한 내용을 전남에 팩스로 보냈다”며 “전남에 거짓말한 모양새가 됐지만 의도는 박항서 감독님을 보호하기 위한 나름의 조치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