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연기처럼 사라져버린 마이클 잭슨. 1990년대 후반 이후 이 '팝의 황제'는 음악보다 스캔들의 주인공으로 대중들 사이에 소비되고 있었다는 점에서 팬들의 마음은 무겁다. 어쩌면 그는 뒤늦게 '뮤지션'이자 '엔터테이너'로서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자리를 찾아 떠났는지도 모른다. 본지는 그의 '명곡'을 추억하기 위해 국내 음악 전문가 10명에게 그가 남긴 '최고의 노래'를 묻는 설문 조사를 벌였다. 합산은 응답자들이 꼽은 1~3위 곡에 각 3~1점을 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위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 압도적 히트곡 '빌리 진(Billie Jean)'. 15점을 얻었다. "진정한 팝의 비트란 이런 것이라는 것을 알려준 노래", "문워크를 추며 이 노래를 부르던 마이클 잭슨은 전설 속 인물 같았다", "백인이 좋아하는 댄스음악에 흑인의 리듬 앤 블루스를 결합해 지구촌의 열광을 얻었다" 등의 평가가 있었다. '비트 잇(Beat It)'이 10점으로 2위. 힙합 뮤지션 타이거JK는 "힙합의 공격적 요소를 일찌감치 팝에 이식해 대중적 성공을 거둔 선구적인 노래"라고 했다. "흑인 보컬이 백인들의 영역인 록음악에 도전해 완벽한 성공을 일궈냈다.
이후 '리빙 칼라' 같은 흑인 록 밴드가 나올 수 있었던 건 잭슨의 힘" 등의 평가도 있었다. 3위는 5점을 얻은 '오프 더 월(Off the Wall)' 앨범의 '록 위드 유(Rock With You)'. JYP 엔터테인먼트 정욱 사장은 "박진영·비·2PM 등 수많은 댄스 가수들이 이 노래를 들으면 신기하게도 저절로 몸을 움직인다"며 "인간의 근원적 흥(興)에 가장 근접한 노래인 것 같다"고 했다. 4위는 4점을 얻은 '힐 더 월드(Heal the World)'. 5위(3점)에는 '유 아 낫 얼론(You Are Not Alone)', '블랙 오어 화이트(Black or White)', '돈 스탑 틸 유 겟 이너프(Don't Stop Till You Get Enough)', '쉬즈 아웃 오브 마이 라이프(She's Out Of My Life)' 등이 올랐다.
마이클 잭슨에 대한 평가를 묻자 "전 세계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음악 언어를 최초로 만든 사람", "흑인이지만 백인의 감성을 사로잡을 수 있는 노래를 불러 흑백 통합의 기반을 마련한 음악인" 등의 찬사가 쏟아졌다. 그러나 영화감독이자 음악평론가인 이무영씨는 "가장 빛나지만 또 가장 불행한 스타였다"며 "개인적으로 잭슨 파이브 시절의 음악을 더 좋아하는데 나이가 들수록 점점 상업적인 도구로 변해갔고 결국 단 한 번도 자기 인생을 살아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설문에 참여해주신 분들
김영혁(소니 뮤직 코리아 팝 마케팅부 차장), 김태훈, 박은석(이상 음악평론가), 배미향(CBS FM '저녁스케치 939' 진행), 신연아(여성 보컬 그룹 '빅마마' 리더), 안재필(음악평론가), 이무영(음악평론가, EBS FM '팝스 잉글리쉬' 진행), 이현우(가수, KBS 2FM '이현우의 음악앨범' 진행), 정욱(JYP 엔터테인먼트 사장), 타이거JK(힙합 뮤지션) / 가나다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