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쟁이 할머니를 만난 뒤 부산으로 가 ‘자갈치 아지매’ 이일순씨를 만났다. 대통령 노무현을 만든 1등 공신 가운데 하나인 이씨는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새벽 5시 자갈치시장 안쪽에 위치한 ‘합동상회’. 30분쯤 기다리자 이씨가 고무장갑과 수건을 들고 가게에 나왔다.

불교 신자인 이씨는 절에서 나눠준 달력을 들추며 노 전 대통령 얘기를 꺼냈다.

“이제 곧 49재라 정토사 가봐야 하는데. 근데 나이가 들어서인지 어디 밖에 나갔다 오면 기운이 빠지더라고.”

-조문 다녀 왔나요.

"그럼. 봉하마을 다녀 왔는데, 어쩜 그렇게 사람이 많은지. 그만큼 노 대통령을 안타까워 하는 분들이 많은가봐."

아귀를 바라보는 이일순씨. 장사가 잘돼 아귀 다듬을 일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갈치 아지매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나요.

"기자 몇 명은 알아보던데 대부분 모르더라고."

-어떻게 찬조연설을 하게 됐나요.

"직원들이 보름동안 자갈치 시장을 뒤졌다네. 나이나 직업이 내가 제일 적합하다더라고. 가족들도 다 노무현 후보 지지자고 해서 출연했지."

-출연료를 받았나요.

"찬조연설이니까 그런 거 없다."

-당시 노 후보와 만났나요.

"찬조연설 할 때는 만나지 못했지. 나중에 후보 시절 자갈치 시장 왔을 때 뵀어. 열정이 넘치고 사람이 참 좋아 보였어. 작년에 봉하마을 초청돼서 갔었는데, 노 대통령 형님이 수사받는 중이라 뒤숭숭해 보였어. 그때가 노 대통령을 본 마지막이지."

-요즘 정치 문제에 관심이 많겠네요.

"노 대통령이 이런 저런 일에 연루되면서 마음 아팠지. 평소 청렴결백 주장하던 분인데 얼마나 상처가 크셨겠어. 자식에게 아파트 사 줄 수도 있는 것 아닌가. 만약 잘못한 것이 있다면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면 되셨을 텐데 안타깝다."

이 가게의 주요 취급품목은 아귀와 미더덕. 이씨는 고무장화와 장갑을 끼고 능숙한 솜씨로 아귀를 다듬으며 인터뷰를 이어갔다.

-장사는 잘 되나요.

"요새 너무 안 돼. 해 뜨면 자갈치 시장이 바글바글해아 하는데 지금 둘러봐. 조용하잖아. 물건 살 사람은 한정돼 있는데 대형마트 같은 가게가 늘어나니까 시장이 잘 안돼."

그러면서도 이씨는 손수 커피를 타 주며 덕담을 건넸다.

"내가 훈수할 처지는 아니지만 너무 조급해 하지말고 열심히 해. 하다보면 운도 따를 거야. 젊은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우리 세대 때보다 꼭 나아져야 해. 알았지? 꼭 그렇게 우리나라 좋게 만들어 줘."

※기사 전문은 월간조선 7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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