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상암, 황민국 기자]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이어 무패 본선행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허정무호는 17일 저녁 8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8차전에서 후반 36분 박지성의 극적인 동점골에 힘입어 1-1로 비겼다.

일찌감치 본선행을 확정지은 한국이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은 잘못됐다. 반드시 이겨야 본선행의 희망을 살릴 수 있었던 이란을 상대로 허정무호는 냉엄한 승부의 세계를 보여줬다. '천국'으로 가는 길이 험난할 것이라던 허정무 감독의 경고는 결코 틀리지 않았다.

이날 허정무호의 승리가 더욱 빛난 것은 무패 본선행이라는 성과가 있어서다. 허정무호는 최종 예선 8경기(4승 4무)에서 한 차례도 패하지 않고 본선에 올랐다. 지난 1989년 이탈리아 월드컵 예선 이후 20년 만에 이룩한 위업이다.

재밌는 것은 이탈리아 월드컵에서도 허정무 감독의 역할이 빛났다는 데 있다. 당시 트레이너로 대표팀에 몸담았던 허정무 감독은 20년 뒤 사령탑으로서 같은 성과를 이뤄냈다.

자연스럽게 허정무 감독의 리더십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른바 경쟁의 리더십이다. 대표팀에 '경쟁'을 불어 넣으면서 기존의 선수들과 새로운 선수들의 조화를 꾀한 허정무 감독은 무력하던 대표팀에 변화를 가져왔다.

허정무 감독이 자신의 첫 A매치였던 칠레전 패배 이후 24경기(11승 13무) 무패 행진을 달릴 수 있었던 원동력이 여기에 있다.

그러나 허정무 감독이 대표팀에 색칠한 것은 경쟁만이 아니다. 바로 자유로운 의사 소통에서 시작되는 소통의 리더십이다.

'산소 탱크' 박지성에게 주장 완장을 넘긴 것이 대표적인 일화. 잠시 어려움을 겪기도 했던 대표팀은 '주장' 박지성에서 시작되는 '소통'의 힘으로 월드컵 본선행의 고비였던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원정 등을 가뿐히 넘겼다.

그러나 허정무 감독의 리더십은 아직 끝이 아니라는 분위기다. 그 자신이 공언했던 것처럼 본격적인 평가는 결국 2010 남아공 월드컵 본선에서나 이뤄질 수 있다는 뜻이다. 허정무 감독이 대표팀에 안긴 경쟁과 소통의 리더십을 넘어 새로운 리더십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허정무 감독은 "월드컵 본선에서 사고를 치고 싶다"고 했다. 벌써 내년에 대한 기대감으로 설레지는 이 순간이다.

stylelomo@osen.co.kr

[Copyright ⓒ 한국 최고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전문 미디어 OSEN(www.osen.co.kr) 제보및 보도자료 osenstar@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