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동아·중앙일보 광고주 기업에 대한 불매 운동을 벌이고 있는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언소주)의 활동이 소비자 운동이 아니라 정치 운동의 행태를 띠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유기업원은 14일 발표한 '언소주, 기업에 대한 공격 멈춰야'라는 자료에서 "언소주의 기업 공격은 순수한 소비자 운동이 아니라 좌파정치운동의 또 다른 모습"이라며 "기업이 이미지와 평판을 중시한다는 약점을 이용해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에 동조하지 않는 기업을 공격해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유기업원은 시장경제원리 전파를 목적으로 연구·교육·출판 사업 등을 벌이는 민간 연구기관이다.

"정상적 소비자 운동 아니야"

자유기업원은 이날 "언소주 주요 간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들은 소비자운동과는 거리가 먼 인물들"이라며 "언소주의 김성균 현 대표는 사회당 당원이며, 국가보안법 위반 경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자유기업원은 또 언소주 1기의 성유보 고문이 민언련 이사장을 지냈고, 1기의 신태섭 자문위원이 민언련 공동대표를 역임한 것 등도 사례로 제시했다.

자유기업원은 "언소주는 소비자를 위한다는 명분을 앞세우고 있지만, 불량상품 소비자 고발 활동 등은 한 건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유기업원은 또 실제 언소주 카페에 올라 있는 자료를 분석한 결과, "조선일보와 한겨레에 가장 많은 광고를 한 상위 10개 기업을 보면 A백화점과 B식품 등 3개 기업이 공통으로 포함된다"며 "결국 조선일보에 광고를 많이 하는 기업이 한겨레에도 광고를 많이 하는 기업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유기업원은 "조선일보 등에만 광고를 하는 기업이 문제라면서 자신들과 정치적 성향을 공유하는 한겨레·경향신문에 광고를 유도하는 모순적 행동을 하는 것은 이들 단체가 이념적으로 편향됐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마치 기사처럼 제목에 ‘긴급속보’라는 말까지 붙여 “삼성 불매 운동이 전 세계로 확 산되고 있다”고 주장한 한 언소주 회원의 글(맨 윗줄)과 “다양한 외국어로 삼성 불매운동을 해외에 홍보하자”는 제안에 붙어있는 댓글들(아래). 사진은 인터넷 화면 캡처.

"네이버도 삼성 계열사"… 언소주 카페의 황당한 글들

다음의 언소주 카페에는 삼성 계열사를 열거하면서 포털 사이트 '네이버'를 포함시킨 글이 올라오는 등 허위 사실을 담은 글이 잇따라 실리고 있다. 한 언소주 회원은 "한국에서 (삼성)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 3일 만에 미국중국에서도 대규모 불매운동이 확산될 듯하다"는 내용의 글을 다음의 '아고라 뷰'에서 퍼왔다. 이 글은 "중국의 삼성 공장에서 대규모 시위가 계획돼 있으며 미국과 러시아로도 이 운동이 퍼져 나가고 있다"는 등의 허위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 다음 아고라에서 삭제조치를 당한 글이지만 댓글에는 "조작한 글이라도 상관없다"는 내용까지 붙어 있다.

한편, 중국어와 영어 등으로 삼성 제품을 비난하는 글을 세계 각국 사이트에 유포하자고 올린 글에 대해 일부 회원들은 "지금 제정신이냐" "언소주가 매국노라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또 다른 회원들은 "그렇게 국가를 절단 내는 놈들을 보고 죽이지 못하고 오히려 우리 보고 매국노라고? 삼성은 바로 그걸 노린다" 등의 글을 올렸다.

김정호 자유기업원장은 "언소주는 '한쪽의 견해는 선(善)이고, 한쪽은 악(惡)'이라는 극단적 사고방식을 보여 비판이나 합리적 토론이 불가능하다"며 "그러다 보니 자신들이 주장하는 바를 관철시키기 위해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는 일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