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일본)일본 TV아사히가 ‘김정운씨 최근 모습’이라고 잘못 보도한 사진의 입수 경로를 11일 “한국 당국(當局)”이라고 공개했다가 5시간 만에 “한국 국내의 신뢰할 수 있는 인물”로 정정했다. 보도의 진위를 정정한데 이어 정정 보도 내용(입수 경로)까지 정정하는 해프닝을 벌인 것이다.

TV아사히는 이날 오전 11시45분 방송한 뉴스와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 당국의 관계자로부터 이 사진을 입수했고 북조선 지도부에 가까운 관계자들의 확인 작업을 거쳐 방송했다”고 입수 경위를 밝혔다. 일본 언론이 ‘한국 당국’이라고 정보 소스를 명기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하지만 5시간 뒤에 방송된 뉴스에서 ‘한국 당국의 관계자’ 표현을 ‘한국 국내의 신뢰할 수 있는 인물’로 바꿨다. 이에 대해 TV아사히 홍보부 관계자는 “당국이란 표현이 (일본과 달리) 한국에서 정부의 특정 부서를 지칭하기 때문에 표현을 바꿨다”고 말했다.

“그럼 TV아사히는 ‘한국 당국’이라고 명기했을 때 당국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간주했느냐”는 조선일보의 질문엔 “공공 영역 전반으로 생각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일본 언론 관행상 ‘(북한 관련) 한국 당국’ 표현은 보통 한국 정부의 통일부·국가정보원·국방부·경찰을 비롯, 정부 산하 북한연구기관을 말할 때 사용된다.

“이 밖의 다른 기관 관계자를 정보 소스로 하면서 ‘한국 당국’이라고 못박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복수의 일본 기자들은 말했다.

이에 앞서 주일 한국대사관은 “‘정부 관계자 누구도 사진을 건네 일이 없다”며 사실 관계를 분명히 해줄 것을 TV아사히에 요구했다.

이 요구를 받은 TV아사히가 방송을 통해 ‘한국 당국’ 표현을 철회하고 당초 사용한 ‘당국’의 개념도 모호하게 흐림에 따라, TV아사히의 신뢰성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이 방송은 10일 낮 뉴스와 오후 뉴스를 통해 2차례에 걸쳐 ‘김정운 최근 모습’이라며 입수 경위를 밝히지 않은 사진을 ‘특종 보도’라며 공개했다. 그러나 사진의 주인공이 한국 시민인 것으로 밝혀지자 10시 메인 뉴스에서 이 뉴스를 삭제했고, 24시간이 지난 11일 낮 뉴스를 통해 시청자에게 공식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