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는 월드컵 본선 7회 연속 진출의 업적을 세웠지만 세계 선진 축구와의 격차는 아직도 크다.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교수가 통계 분석을 통해 한국 대표팀의 경기력을 최근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유럽 최정상 클럽인 FC바르셀로나(스페인)와 비교해 봤다. 신 교수는 바르셀로나의 16강전~결승전까지 7개 경기를 분석, 이를 한국 대표팀의 아시아 최종 예선 4경기(북한전 2경기, 지난해 11월 20일 사우디전, 7일 UAE전) 분석자료와 비교했다.
■패스가 달랐다
현대 축구의 핵심은 빠른 공·수 전환이며 공·수 전환의 가장 중요한 도구가 패스다. 바르셀로나의 패스는 경기당 평균 625개로 한국(488개)보다 28%가 많았다. 이는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경우 공을 잡은 뒤 시간을 끌지 않고 가능한 한 빨리 동료에게 넘긴다는 의미다. 한국 대표팀에 비해 바르셀로나의 경기가 엄청나게 빠른 것처럼 보이는 것은 이런 이유다.
패스의 성공률도 한국과 비교가 됐다. 쇼트 패스 성공률은 바르셀로나가 82%, 한국이 76%였고 중거리 패스 성공률은 바르셀로나가 83.3% 한국은 78.9%였다. 장거리 패스 성공률을 보면 바르셀로나가 61.5%, 한국 52.8%로 거의 10% 가까운 차이가 난다.
중·장거리 패스 성공률의 차이는 한국이 현대 축구의 특징인 속도전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신 교수는 분석했다. 그는 "중거리 패스와 롱 패스는 주로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속공 및 역습 상황이나 크로스를 올릴 때 나온다"며 "이런 패스의 정확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경기의 속도감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득점력 빈곤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슈팅이 달랐다
바르셀로나는 경기 평균 15.1개의 슈팅을 했으며 평균 2득점을 올렸다. 한국은 경기 평균 15.5개의 슈팅을 해서 바르셀로나보다 오히려 많았지만 골은 1.5골로 낮았다. 슈팅의 질이 그만큼 떨어진다는 의미다. 득점 성공률을 단순 수치로 나타내면 바르셀로나가 13.2%, 한국이 9.7%로 얼핏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바르셀로나와 한국이 상대한 팀들의 수준과 수비력을 감안해서 이 수치를 다시 생각해보면 엄청난 차이가 될 수도 있다. 만약 바르셀로나가 한국이 상대했던 팀들과 총력전을 벌였다면 득점결과는 크게 달라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바르셀로나는 한국의 상대 팀보다 훨씬 강한 팀들을 맞아 오히려 많은 골을 넣었다"면서 "한국이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하려면 지금보다 훨씬 높은 슈팅 성공률 및 득점력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현대 축구에서 선수들의 경기 기여도를 분석할 수 있는 중요 척도인 '경기장 내 활동량 분석'에선 바르셀로나가 평균 9.42㎞를 뛴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에 대해서는 이런 자료가 전혀 없어 비교 자체가 불가능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아직 대표팀 A매치에 대해 이런 데이터 분석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신 교수는 "직관적으로 보면 한국 선수들이 바르셀로나 선수들에 비해 훨씬 덜 뛰는 것은 확실하다"며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선수들의 경기력을 데이터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