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채진 검찰총장의 사표가 4일 청와대에서 수리됐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의 책임론으로 궁지에 몰린 검찰에게 '돌파구'로 작용할 지는 미지수다.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은 '무리한 수사' 논란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고 '봐주기' 논란까지 제기돼, 검찰이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주목된다.

검찰은 세금 포탈 및 '박연차 구명로비' 혐의를 받고 있는 천 회장 구속에 실패하면서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검찰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사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마저 무너질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서거 책임론'에 대해 "수사의 당위성과 정당성이 손상되면 안된다"고 강력히 반발하며 남은 수사에 전력하려 했던 검찰이 얼굴을 붉힐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소환조사 내내 '피의자' 신분인 천 회장에게 휘둘렸고, 출국금지된 사실이 알려진지 한 달이 지난 5월 초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진행한 수사 행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와 관련 검찰 안팎에선 이날 사직서를 제출한 임 총장 외에도 김경한 법무장관이 동반 사퇴한다거나 수사팀을 교체하는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검찰총장을 바꿔도 '무리한 수사', '죽은 정권에 대한 표적수사'라는 논란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다는 점이다.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가 흐지부지될 가능성도 있다.

대검찰청 조은석 대변인은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참고인 등이 진술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어 수사가 장기화될 판"이라며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검찰이 외부는 물론 내부에 노 전 대통령의 혐의 사실을 낱낱이 공개,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제기된 '검찰 책임론'을 정면 돌파해 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검찰은 지난 1일 대검찰청에서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검찰 내·외부에 이번 수사의 배경과 경과를 정확하게 알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한편 '박연차 리스트' 수사를 재개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한나라당 김정권 의원, 이상철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잇따라 소환하는 등 묵묵히 남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부실수사'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조만간 천 회장을 다시 불러 조사, 수사기록을 보강한 뒤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