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일 제주도에서 개막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대규모 다자회의의 '호스트'로서 첫선을 보였다. 국제회의를 주도하는 모습 속에서도 'MB 스타일'의 면면이 드러나고 있다.

① '직접 서빙한다'

이 대통령은 2일 낮 오찬 때 숯불에 꼬치구이를 직접 구워 각국 정상에게 나눠줄 예정이다. '요리사'를 자임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또 2일 오전엔 최근 개관한 녹색성장 전시관에 정상들을 초청해 직접 안내를 맡기로 했다. 드림파크, 태양광 에너지, 수소연료 전지 자동차 등 코너를 일일이 설명함으로써 자신의 핵심 의제인 '녹색성장'을 세일즈한다는 것이다.

② '파격을 마다 않는다'

이 대통령은 1일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에게 불쑥 오찬을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다음달 대선을 앞둔 유도요노 대통령이 2일 오전 미리 출국, 공식오찬에 참석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5월 31일 저녁 '한·아세안 전통음악 오케스트라' 창단 공연이 끝나자 예정에 없이 무대 위로 올라갔다. 다른 정상들도 이 대통령 뒤를 따라 무대에 올라가 연주자들과 사진을 찍고 환담하느라 20여분이 지체됐다.

③ '꼼꼼하게 챙긴다'

이 대통령은 이번 특별회의 준비과정에서 행사장인 제주 국제 컨벤션 센터에 붉은색 카펫을 까는 등 새 치장하겠다는 보고를 받고 "있는 그대로 보여줘라"고 했다. 그는 다른 정상들이 이용하는 차는 '에쿠스' 신형이고 자신의 차는 BMW라는 얘기를 듣고는 "(내 차도) 에쿠스로 바꾸라"고 했다. 행사 준비기획단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세세한 부분까지 직접 챙긴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④ '네트워킹에 전력'

이 대통령은 정상들을 포함해 각국의 VIP를 만날 때마다 개인적인 인연을 맺기 위해 애를 쓴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까지 언론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몇몇 통상장관들에게 개인적인 편지를 보내기도 했고, 몇몇 정상들과는 수시로 통화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1일 부아손 부파반 라오스 총리를 만났을 땐 "2일 한양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지 않느냐. 축하한다"고 했다.

⑤ '김윤옥 여사를 적극 활용'

이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는 2일 각국 정상의 부인들을 천지연, 제주 민속촌 등에 직접 안내할 예정이다. 정상들의 1일 만찬과 2일 오찬도 한식세계화추진위원회 명예회장을 맡고 있는 김 여사가 한식 식단을 직접 짰다. 김 여사는 1일엔 국내에서 공부하고 있는 아세안 10개국 유학생 및 한국 학생들과 제주 올레(골목길을 뜻하는 제주 방언)를 1시간여 동안 함께 걸으며 환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