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경복궁 앞 뜰에서 치러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권(與圈)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영결식을 전후해 서울 광화문과 시청, 서울역 광장 등에 대규모 인파가 모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여권 일각에서 "자칫 추모행사가 대규모 '반(反)정부 시위'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27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회의에서 "국민장(葬)을 정치적으로 잘못 이용하려는 세력이 있어 이를 변질시키고 소요사태가 일어나게 될까 정말 걱정"이라며 "정부에서 모든 경계를 잘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추모 이외의 발언을 자제해오던 여권에서 추모 행사의 정치적 이용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하고 나온 것이다. 실제 여권은 참여연대 등 20여 개 시민단체가 이날 저녁 추모 행사를 이유로 현재 출입이 통제된 서울시청 앞 광장 개방을 요구하고 나온 점에 주목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이들 단체가 추모행사 외에 국정쇄신 요구 등 시국모임의 성격을 내걸고 있어 행사가 반정부 시위로 이어질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했다.

특히 여권은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일 수행했던 경호관이 노 전 대통령 투신 현장에 없었던 사실이 새로 밝혀지면서 당혹해 하는 분위기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경호관의 거짓 진술과 경호 실패 논란으로 인터넷에 확인되지 않은 괴담들이 확산되는 등 상황이 작년 촛불정국 때와 유사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실제 인터넷에선 이 경호관이 직제상 청와대 경호처 소속인 점 때문에 "경호처 차원에서 당시 상황을 은폐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돌고 있고, 민주당도 이날 이런 의혹 제기에 가세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 여론이 적지 않다는 점도 여권의 긴장을 높이고 있다. 서울 지역의 한 한나라당 의원은 "작년 촛불시위 때 볼 수 없었던 40~50대 주부들까지 대거 분향소에 나와 흐느끼는 등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 여론이 예상외로 높다"며 "추모 행사가 반정부 시위로 이어질 경우 촛불시위 때보다 참여층이 더 넓어질 가능성도 우려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