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의 남자' 박찬욱(46)은 25일 "상을 세 번 받은 느낌"이라고 했다. "거장들과 나란히 초청받은 것만도 상 받은 것 같았는데, 공식 상영에서 큰 환호를 받고 또 상까지 받았으니까요."

박찬욱 감독의 영화 '박쥐'가 24일(현지시각) 프랑스 칸에서 폐막한 제6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심사위원상은 황금종려상―심사위원대상에 이어 3등상에 해당하며, 올해는 '박쥐'와 영국 영화 '피시 탱크(Fish Tank)'가 공동수상했다. 지난 2004년 '올드보이'로 칸에 처음 진출해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던 박 감독은, 이로써 칸에 두 번 초청받아 두 번 다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박 감독은 25일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박쥐'와 '마더'를 본 사람들이 나에게 '올해 칸은 한국의 해'라는 말도 하더라"며 "올 칸 영화제가 한국영화계 분위기 반전에 도움이 되고 심리적으로 좋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더 큰 상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해 "뱀파이어가 원하는 피를 다 마실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특히 올해는 경쟁작들이 유례없이 높은 수준이어서 더 그렇다"고 했다.

박 감독은 이에 앞서 수상 소감에서 "아무래도 나는 진정한 예술가가 되려면 멀었나 보다"라고 말했었다. 이에 대해 그는 "예술가 하면 떠오르는 게 머리를 쥐어뜯는 창작의 고뇌인데 나는 일하는 과정이 아주 재미있고 행복하다는 뜻"이라고 했다.

박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형제나 다름없는 가장 정다운 친구이자 최상의 동료인 송강호씨와 이 영광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칸 진출경력으로 따지면 송강호(42)가 박 감독보다 선배다. 송강호는 '괴물', '밀양',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으로 칸의 레드 카펫을 밟았으며 올해가 네 번째였다. 송강호는 10년 전 '공동경비구역 JSA' 촬영 때 이미 '박쥐' 출연제의를 받았었다. 이날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은 오스트리아 출신 미하엘 하네케 감독의 '하얀 리본(White Ribbon)'에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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