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미(對美) 뻗대기'가 점점 강도도 높아지고 빈도도 잦아지고 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8일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출현한 후 100일간의 정책 동향을 지켜보니 대조선 적대시 정책에서 변화가 없다는 것이 명백해 졌다"며 "우리를 변함없이 적대시하는 상대(미국)와 마주 앉아봤자 나올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미·북 대화 무용(無用)'을 언급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미 밝힌 대로 핵 억제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대미 관계를 전담하는 외무성의 이런 입장 발표는, 북한을 대화 무대로 끌어내는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이날 서울에 온 스티븐 보즈워스(Bosworth)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당분간 6자회담은 물론 미국과의 양자 회담에도 응하지 않고 핵 역주행을 계속하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오바마(Obama) 대통령과 클린턴(Clinton) 국무장관에 대한 불만을 그대로 표출했다. "현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의 평화적 위성 발사를 두고 도전이니 도발이니 하면서 응당한 징벌을 가해야 한다고 하고, (클린턴) 국무장관은 우리 제도에 대해 폭정이나 불량배 정권이니 하는 등 전 (부시) 정권이 일삼던 적대적 험담들을 그대로 외우고 있다"고 했다. 북한이 이달 들어서만 네 차례나 "핵 억제력 강화"를 공표한 것도 심상치 않아 보인다.
남주홍 경기대 교수는 "북한은 협상의 틀을 바꾸거나 협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2차 핵 실험 등을 저지른 뒤 협상 테이블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