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재학생들이 6일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의 성공이 "고려대 정신을 주입한 결과"라는 이기수 총장의 발언으로 들끓고 있다.

고려대 재학생 커뮤니티 사이트인 ‘고파스’의 익명 게시판에는 지난 6일 이 총장의 관훈클럽에서 행한 발언이 알려진 이후 비판글이 50여 개 가까이 올라왔다.

"민망하다" “한숨만 나온다” 정도의 반응이 주류지만, 일부 재학생은 "총장님이 개념이 없다"는 글을 올려놓기도 했다. ‘솔직담백’이라는 필명의 재학생은 “내게도 ‘고대정신’을 좀 주입해 주면 좋겠다. 나는 왜 이 모양인지…”라는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이 총장은 지난 6일 관훈클럽 초청 포럼에서 김연아의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 우승에 대해 "고려대의 정신을 팍팍 주입한 결과"라며 "고려대가 김연아를 낳았다고 볼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었다. 이 총장은 "(김연아가) 경기하는 모습이 고교생 때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며 "개척 정신을 주입한 결과였다. 고교 3학년 때 교사가 시켜서 하는 것과 전혀 다르지 않은가. 이를 봐서 고려대가 김연아를 낳았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었다.

한편 김연아의 훈련을 염두에 두고 지난 3월 1일 리모델링에 들어갔던 안암 캠퍼스 내 고려대 아이스링크가 8일 재개장식을 갖지만 정작 김연아는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고려대 관계자는 피겨 스케이팅에 적당하게 얼음판을 무르게 만들기 위해 새로운 온풍기 구입과 설치에 1000여 만원이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김연아 측 역시 고려대를 선택한 이유로 아이스링크를 꼽았다.

하지만 오는 8일 재개장식을 겸한 빙질 테스트는 고려대 아이스하키부와 전 피겨 국가대표 최지은(22) 선수가 나설 것으로 알려져 ‘김연아 링크’로까지 불렸던 고려대의 리모델링 공사가 무색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