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수 고려대 총장

이기수 고려대 총장이 6일 이른바 '김연아 마케팅 신문광고 논란'에 대해 "김연아의 우승은 고대정신을 주입시킨 결과이며, 고대가 김연아를 낳았다고 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장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포럼에서 "작년 4월 내가 직접 편지를 써서 학교 관계자를 통해 훈련지인 캐나다 밴쿠버에 보냈다. 당시 김 선수의 모친과 김 선수가 '가고 싶은 대학이었는데 이렇게 와줘서 고맙다'고 화답했다"면서 "내가 직접 김 선수와 통화를 하며 앞으로 21세기를 살아갈 지도자는 민족정신과 개척정신, 승리에 대한 확신 등을 가져야 한다고 가르쳤다. 고대 정신을 팍팍 집어넣은 것"이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 총장은 “여러분도 보셨겠지만 경기하는 모습이 고교생 때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이라며 “개척 정신을 주입한 결과였으며, 고교 3학년 때 교사가 시켜서 하는 것과 전혀 다르지 않은가. 이를 봐서 고대가 김연아를 낳았다고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려대는 지난 3월29일 김연아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 피겨선수권대회 여자싱글부문에서 우승하자 다음날인 30일 한 종합일간지에 김연아가 시상대 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눈물을 훔치는 사진과 함께 “민족의 인재를 키워온 고려대학교, 세계의 리더를 낳았습니다!’라는 문구의 광고를 게재했다.

고려대는 광고에서 “세계 신기록으로 우승한 고대생 김연아! 그녀의 눈물은 대한민국의 감동입니다. 감동을 주는 글로벌 인재-고려대학교가 키웁니다”라고 적었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거센 논란이 일었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김연아가 올해 고대에 입학해 고대생인 것은 맞지만 입학한 지 한달도 안되는 김연아를 고대가 낳았다는 것은 무리다. ‘낯뜨거운 광고’가 아니냐”“김연아는 고대에 입학하기 전에 이미 글로벌 인재였는데 이런 홍보를 하기 위해 김연아를 데려간 것이냐” 고 비판했다.

경기 군포수리고를 졸업한 김연아는 올해 고려대 체육교육과에 입학했으나 세계선수권대회 준비를 위해 캐나다 벤쿠버에서 훈련을 해왔기 때문에 고교 졸업식은 물론 대학입학식조차 참가하지 못한 점을 꼬집은 것이다.

당시 고려대 측은 “학교에서 세계를 빛낼 인재가 나왔다면 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게 당연한 일”이라며 “앞으로 김연아 선수를 계속 지원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했으면 한다”고 해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