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은 오는 30일 전두환·노태우씨에 이어 개인 비리 혐의로 검찰 소환조사를 받는 세 번째 전직 대통령으로 기록될 예정이다. 하지만 1995년 이뤄졌던 전·노씨에 대한 수사와 현재 진행형인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가 여러 면에서 비교된다는 지적이다.

무늬 달라도 권력형 비리는 공통점

①신·구형 권력형 비리=전·노씨에 이어 노 전 대통령에게도 포괄적 뇌물수수 혐의가 적용된다. 물론 600만달러가량의 뇌물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노 전 대통령이 '비리 규모'에 있어선 전두환(2205억원)·노태우(2628억원)씨에 미치지 못한다. 전·노씨는 직접 나서 재벌들에게 두루 '수금'을 했지만, 노 전 대통령은 후원자로 불린 박연차 회장 한 사람을 상대로 '패밀리 비즈니스'를 벌인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②집권세력의 구정권 심판=두 사건 모두 결과적으로 구정권과는 집권 철학을 달리하는 집권세력이 구정권을 심판하는 양상이 됐다.

전·노 사건 때는 군사정권 종식 이후 들어선 문민정부가 군사정권 잔재청산 차원에서 밀어붙였고, 이번 사건은 10년 만에 집권한 보수정권과 검찰이 이른바 '진보세력'의 도덕성을 심판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전두환씨는 연행 직전 이른바 '골목 성명'으로 혐의를 부인한 뒤 구치소에서 단식까지 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인터넷 정치'로 반격카드를 가다듬고 있다.

③구정권의 정치적 몰락=이번 사건으로 친노(親盧) 세력들은 정치적으로 재기불능상태에 빠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들은 도덕성을 내세워 집권했지만, 썩을 대로 썩어있었던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바깥세상 궁금한 대검(大檢)간부들 노 전 대통령 소환을 사흘 앞둔 27일 점심을 마 친 대검찰청 간부들이 복도 창문을 통해 청사 밖 취재진을 바라보고 있다.

신병처리 문제 논란 등은 다른 점

①구속 여부 논란=전·노 사건 때는 구속기소 외에 다른 얘기가 수면 위로 부상한 적이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선 국가 위신 등을 고려해 불구속 기소해야 한다는 얘기가 여권과 검찰 내에서 나오고 있다. 이틈에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조기숙씨는 방송에 나와서 "전·노씨에 비하면 생계형 범죄"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일도 벌어졌다.

②여권이 소극적=전·노 사건 때 김영삼(YS) 대통령은 "비자금을 검찰이 다 밝힐 것"이라며 사실상 수사의 지휘자 역할을 했다. 하지만 당시와 현 정권의 대응은 대조적이다. 박연차 회장이 살포한 비자금에서 여권 핵심인사들까지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 여권 인사 여럿이 이미 수사선상에 올라있다.

③너무도 신중한(?) 검찰=노태우씨 사건 당시 수사팀은 '드림팀'으로 불리며 국민들의 성원을 받았다. "원기 보강하시라"며 국민들이 지어 보낸 보약이며 떡, 과일 등이 수사팀에 답지했다. 당시 검찰 수뇌부와 수사팀은 찰떡호흡으로 전광석화처럼 구속수사를 밀어붙였다. 반면 이번 수사에선 고비마다 수뇌부의 '장고(長考)'가 거듭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