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회장 구명로비 의혹과 관련,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24일 브리핑에서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에 대한 수사진행 상황을 묻는 기자들에게 "혐의 없는 사람을 출국금지해 놨을 리는 없다"며 "왜 수사 안 하느냐고 그러는데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천 회장을 왜 출국금지했는지, 그 내용은 말할 수 없다"고 했다.

검찰이 천 회장에 대해 '혐의'라는 법률용어를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그동안 천 회장 관련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의구심이 드는 점은 확인하겠다"는 정도의 언급만 해왔다. 검찰 주변에서는 박연차 회장이 천 회장에 관한 구체적인 혐의를 진술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검찰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소환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박 회장 구명 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천 회장은 이날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세무조사 무마로비 명목으로 박 회장으로부터 단돈 1달러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지난 2008년 8월 레슬링협회장으로서 베이징올림픽 응원을 위해 중국에 가 있을 때 협회 부회장인 박 회장으로부터 2000만원 상당의 중국 돈을 받았다. 선수들과 응원단 격려에 쓰라는 돈이라 받지 않을 이유도 없었고 법적으로도 문제 되지 않는다"고 했다.

검찰은 천 회장이 베이징에서 박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을 미리 공개하면서 그 돈의 성격까지 규정하고 나온 배경을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박 회장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국세청 소환에 불응한 채 현지에 머물다가 뒤늦게 귀국했고 그 과정에 누군가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해왔다.

천 회장이 '박 회장 돈 2000만원'을 먼저 밝히고 나선 데 대해 검찰은 수사에 차질을 주겠다는 의도가 담겼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