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근 전 농협 회장이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1000만원), 민주당 이광재 의원(3만달러) 외에,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통해 권양숙 여사에게 3만달러를 전달한 것으로 드러나 '정대근 리스트'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정 전 회장은 농협이 세종증권을 인수하는 대가로 세종캐피탈측에서 50억원,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 휴켐스 매각에 대한 대가로 250만달러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정 전 회장의 로비 금액은 1억원이 채 되지 않는다.

검찰에 따르면, 정 전 회장이 노 전 대통령의 회갑 축하금으로 정상문 전 비서관에게 3만달러를 전달한 것은 지난 2006년 9월 무렵이었다. 당시 정 전 회장은 정 전 비서관을 접촉해 "대통령 회갑 선물을 꼭 해야 한다"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대통령의 회갑일인 2006년 9월 27일, 당시 언론들은 '노 대통령이 국무위원들과 축하 오찬을 가진 뒤 가족들끼리 만찬을 갖는 등 조촐한 회갑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청와대 보좌진은 8폭 병풍을, 국무위원들은 사방탁자(四方卓子)를 노 전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그런데 2006년 9월이면, 정 전 회장이 세종캐피탈측으로부터 40억원을 받은 지 7개월이 지난 시점이다. 검찰은 3만달러의 출처가 정 전 회장이 수수한 뇌물 중 일부일 가능성을 수사 중이다.

이처럼 정 전 회장이 지난 정권의 최상층부에 금품을 전달한 혐의가 포착됨에 따라, 그가 노(盧) 정권 실세들을 돈으로 광범위하게 관리했다는 의혹이 규명될지 주목된다.

검찰은 이런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정권 출범 이후 정 전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의 사돈이자 농협 출신인 배병렬씨를 통해 정 전 비서관을 처음 소개받는 자리에서 돈 봉투를 내밀었다는 것이다.

지난 2006년 5월 정 전 회장의 '현대차 뇌물수수 사건'을 진행했던 검찰 관계자는 "단순히 농협 회장으로만 알았는데 그 위세가 대단해 깜짝 놀랐다"며 "청와대 등 여러 곳에서 정 전 회장이 어떻게 되느냐는 문의가 쇄도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 전 회장은 "정치인들이 내게 부탁할 위치이지 내가 부탁할 위치가 아니다"라며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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