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의 달인'(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 검사'(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대결에서 누가 이길까.
검찰 주변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수사망에서 벗어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관문'이 박연차 회장과의 대질신문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 회장은 이번 수사가 본격화된 이후 대검에 소환된 정치인 및 관료들과의 대질신문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고, 오히려 "다 끝났으니 사실대로 털어놓으라"고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고 한다.
때문에 "박연차 회장이 검사 같다"는 말까지 나왔다. 검찰 관계자는 "대질을 하다 보면 실체적 진실을 말하는 쪽(박 회장)과 아닌 쪽(박 회장 돈을 받은 인사)의 태도가 확연히 다르다"고 말했다.
검찰은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노 전 대통령 조사 과정에서도 그동안 혁혁한 전과(?)를 올렸던 '박연차 대질신문 카드'를 쓸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상대가 상대인만치 쉽사리 승부를 예측하기 힘들 것이라는 말도 검찰 주변에서 나오고 있다.
검찰 고위직 출신 변호사는 "논쟁의 달인으로 불렸던 노 전 대통령은 논리의 치밀함이나 법리 지식 등에서 그간 사법 처리된 인사들과는 차원이 다르다"면서 "노 전 대통령이 12일 띄운 글에서 '기나긴 싸움이 되겠지만 박 회장이 내가 아는 사실과 다른 진술을 하는 특별한 사정을 밝힐 것'이라고 한 점을 눈여겨보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 수사의 출발점인 박 회장 진술의 신빙성을 깨뜨리기 위해 노 전 대통령이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나올 것이라는 얘기다.
박 회장 측근들은 이런 노 전 대통령의 행보를 보면서 "노 전 대통령이 30년 친구(박 회장)를 버렸다"면서 씁쓸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