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세계가 인정한 정보강국이다. 초고속인터넷에서 쏟아지는 정보량은 거침없는 증가세다. 2008년 정보생산은 6586페타바이트(PB)로 2006년 2701PB의 2배를 넘었다. 하지만 부끄럽게도 정보신뢰가 얇고 생산적이거나 다양하지도 않다. 인터넷 효용은 신뢰의 바탕에서 커진다는데 부작용이 신뢰를 꺾고 해악을 끼치면서 자유로운 창조적 공간이 무색할 정도다.
정보홍수시대에서 정보의 취사선택능력은 필수다. 체질에 따른 편식이 유익하듯 심오한 지식을 위해서라면 맞춤형 편식도 필요하다. 하지만 자신에게 익숙하거나 좋아하는 정보에 집착하거나 심한 경우 신념과 다른 것은 거부하고 편견이나 편향에 얽매여 적대감까지 드러내면 병이다.
비록 지각에 문제가 없더라도 결함상태의 인지구조에서 걸러진 정보가 음모, 폄훼, 독단으로 채색되면서 정보공동체에 독이 되고 있다. 그 하나가 진실의 왜곡이다. 광우병괴담이나 최근의 무슨무슨 '리스트'에서 경험했듯 잘못된 정보가 상식으로 굳어지거나 그럴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신뢰를 잃은 인터넷에서 진정성이 희박하다. 사실적 정보의 지각과정에서 흑백논리식 인지편향(cognitive bias)과 조작에 의한 이분법적 배척과 반목이 배제와 소외를 낳고 있다.
이는 소모적 분열로 이어진다. 악성댓글이나 안티문화에 물들어 버릇없는 인터넷에선 예절이나 상생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념편향에 맞물린 정보편식으로 갈등을 재생산하는 정치권의 억지와 편벽은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단순히 편 가르기만으로도 적대적 양극화가 빚어질 수 있다. 이미 심리적 실험이 증명했듯 동일한 현상을 놓고 극단적 견해가 충돌하는 까닭은 자신이 믿고 싶은 방향으로 정보를 해석, 판단, 선택하려는 아전인수식 확인편향(confirmation bias)에서 연유한다.
일방적 쏠림도 나타난다. 미디어의 진영(陣營)적 사고, 인터넷매체와 온라인 공간에 극명한 시각이 지배하면서 절제와 중용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균형 잃은 인터넷에선 다양성이 메말라가고 감정에 휩쓸린 미성숙한 패거리네티즌의 편중된 인터넷여론의 위험성이 상존하면서 정보의 보고(寶庫)여야 할 인터넷이 거짓과 편파, 획일성의 매개체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처럼 정보강국을 멍들게 하는 정보편식의 그늘은 정보화의 일등공신이었던 언론, 정부, 네티즌의 책임이 크다. 입맛대로 보도하려는 편향언론은 사회이슈에 대한 합의점 제시보다는 논쟁에 분분하며 언론정파성은 공정성 시비를 낳고 사회적 갈등의 중재자로서 권위를 상실하면서 생산적 역할을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