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가 1일, 기자 브리핑을 중단했다.

중수부는 이번 사건 소환조사가 본격화된 시점인 2주일 전쯤부터 출입기자들을 상대로 수사상황을 정례 브리핑 해왔지만, 이날 돌연 중단한 것이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날 기자실에 전화를 걸어와 "오늘은 브리핑을 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브리핑 중단' 이유와 관련한 설명도 없었다.

수사팀을 지휘하는 이인규 중수부장 등도 기자들과의 접촉을 피했다. 대검은 이번 수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수사검사를 포함한 수사팀 관계자들에게 보안 각서를 받는 등 '철통보안'을 위해 극도로 신경을 써왔다.

수사팀의 이 같은 태도는 최근에 박연차 회장 수사 상황과 관련한 '민감한' 사안들이 언론에 일부 공개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기자브리핑까지 중단한 것을 두고선 검찰 안팎에서 다른 해석들도 나오고 있다.

검찰 일각에선 이번 수사 대상에 친박(親朴) 의원들을 비롯한 여권 인사들이 줄줄이 거론되면서, 검찰에 '정치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우리가 (혐의사실을 언론에) 흘리는 게 아닌데 흘리는 것으로 의심을 받고 있어 몹시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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